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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의 안보정론] 美 ‘확고한 결의 작전’의 법적 논쟁과 국제정치적 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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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2. 0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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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한국군사문제연구원 핵안보연구실장
2026년 1월 3일 새벽 미 육군 특공대 델타포스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잠든 안가에 질풍노도처럼 들이닥쳐 전광석화처럼 대통령 부부를 체포하여 헬기에 태웠다. 이 '확고한 결의 작전(Operation Absolute Resolve)'은 화려한 군사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많은 법적·국제정치적 논쟁을 남겼는데, 어떤 시각으로 보는가에 따라 화두가 달라진다는 점이 흥미롭다.

예를 들어, 좁은 시각으로 바로 앞에 전개되는 일들을 바라보는 미국 시민들에겐 작전 성공에 대한 여담, 마두로 재판의 향방, 베네수엘라의 정권교체 여부, 베네수엘라 석유에 대한 처리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트럼프 대통령 탄핵 논의에 미치는 영향, 중간선거에 미칠 파장 등 미국의 당면 이익과 관련한 것들이 주된 논쟁거리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좀 더 큰 시각에서 보면, 법적·국제정치적 화두들이 본격 등장한다. 빌 클린턴(Bill Clinton) 전 대통령, 버니 샌더스(Bernard Sanders) 상원의원 등 반트럼프 성향의 정치인과 지식인들은 "미국이 주권국의 대통령을 체포하여 자국으로 압송해도 되느냐" "베네수엘라 근해를 항행하는 소형 선박들을 증거도 없이 마약 운반선으로 단정하여 격침하고 재판도 없이 선원들을 사살한 것이 옳은 행동이냐" 등의 질문을 던진다.

이들 비판자들은 이런 행동이 모든 회원국의 주권 평등을 규정한 유엔헌장 2조 1항, 다른 국가의 영토나 독립성에 대한 무력 위협이나 사용을 금지한 유엔헌장 2조 4항, 국제수역에서의 자유항행을 보장한 유엔해양법(UNCLOS), 의회가 전쟁 선포권을 가지도록 규정한 미 헌법 제1조 8항 등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질책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약·테러 카르텔의 수괴를 단죄하는 것은 정부의 권리이자 미국을 수호하는 길이라고 반박했고, 친트럼프 성향의 인사들은 외국에서의 행위가 자국 영토 내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자국법을 적용할 수 있게 한 역외관할법을 들어 군사작전의 정당성을 옹호한다.

반트럼프 인사들이 제기하는 또 하나의 주장은 중남미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인 군사개입이 우크라이나와 대만에 대한 러시아나 중국의 유사한 군사개입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친트럼프 인사들은 "국제법을 무시하고 군사개입과 경제침투를 자행해 온 러시아와 중국은 그런 명분을 내세울 수 없다"라는 지적과 함께 "그들은 그토록 정교한 특수작전을 펼칠 능력이 없어서 안 하는 것"이라는 재반박을 내놓는다. 크게 틀린 얘기는 아니다. 미군은 작년 8월부터 CIA팀을 보내 마두로 주변의 정보를 수집하고 내부 조력자를 확보했으며, 켄터키에 마두로 거주지의 모형을 만들어 연습을 반복했다. 작전 개시와 함께 150여 대의 각종 항공기들이 20여 곳에서 이륙하여 베네수엘라의 방공망을 초토화했고, 전투기와 드론의 엄호 아래 특공대 헬기들이 이동했으며, 해상에는 해군 함정들이 마두로 압송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렇듯 '확고한 결의 작전'은 고도의 정보전, 전자전, 헬기 공중강습, 해상지원 등이 어우러진 한 편의 드라마였다. 1979년 중·베트남 전쟁 이후 전쟁 경험이 없는 인민해방군이 전혀 허술하지 않을 대만을 상대로 이런 작전을 펼치기는 쉽지 않을 것이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 유사한 작전을 시도했다가 실패했었다.

그러나 아주 큰 맥락에서 보면 '확고한 결의'는 단순한 군사작전을 넘어 향후 국제질서의 향방을 가늠하게 해주는 사건이었다. 중국은 중남미에 연평균 약 2300억 달러의 수출을 기록하며, 20여 개 중남미 국가들과 일대일로(BRI)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여 페루의 찬카이(Chancay)항 개발, 아르헨티나의 원전 건설, 브라질의 전기차 공장 설립, 콜롬비아의 지하철 건설, 베네수엘라 및 볼리비아의 통신 위성 제작 및 발사 지원, 베네수엘라의 인프라 건설 등에 투자하여 영향력을 키워왔다. 아르헨티나 및 쿠바의 우주 감시기지 건설, 베네수엘라 및 볼리비아에 대한 무기 수출, 브라질 및 콜롬비아에 대한 군사교육 등을 통해 쌓은 군사적 유대도 만만치 않다. 베네수엘라와는 석유담보대출(Loan-for-Oil)을 제공하고 석유를 수입했으며, 600억 달러 차관을 통해 석유 시추, 주택 건설, 통신, 광산개발 등 수백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베네수엘라는 중국의 무기를 가장 많은 수입하는 중남미 국가인데, 전투기, 수송기, 장갑차, 다연장 로켓, 위성 추적 시설, 방공 레이더 등 없는 것이 없다. 중국이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들을 포착할 수 있다면서 판매한 3차원 위상배열 레이더(JY-27A)가 이번 미국의 전자전 공격과 저고도 침투에 의해 무력화되는 민망한 상황도 발생했다.

결과만을 놓고 볼 때, 이는 지난 20여 년 동안 중국이 중남미의 좌경화·반미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미국의 역린'을 건드린 것으로 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서(NSS)를 통해 '서반구에 대한 확고한 지배' 및 '군사력 사용 불사'를 그리고 금년 1월에 발표한 국방전략서(NDS)를 통해 인태지역에서 '힘의 균형을 통한 중국 팽창 억제'를 천명했는데, 이를 종합해 보면, 마두로 체포라는 초강수는 서반구에서 중국의 경제적·군사적·문화적 침투를 차단하고 미·소 냉전에 이은 미·중 간 '제2냉전' 시대를 준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미국의 '베네수엘라 때리기'는 마약·테러 카르텔 척결이라는 명분으로 시작되었지만 더 큰 이유는 석유였고, 더 근본적인 이유는 중국이었다.

한국은 베네수엘라 사태로 인한 법적·국제정치적 논쟁에 뛰어들어 해답을 제시할 입장은 아니지만, 팝콘이나 뜯으며 구경만 하고 있어도 되는 것은 절대로 아닐 것이다. 한국은 인근 강대국인 중·러가 신냉전 시대의 '저항의 축'을 결성하고 있는 현재의 지정학적 상황, 국제질서의 변화 방향, 한반도 평화 유지를 위한 동맹의 중요성, 미국의 변화 등을 두루 종합하면서 국가생존과 미래 번영을 담보하는 길을 찾아 나가야 한다.

김태우 한국군사문제연구원 핵안보연구실장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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