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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정부 공공주도에 매몰…용산국제업무지구 기능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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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아람 기자

승인 : 2026. 01. 29. 16:46

김성보 2부시장 반박…"민간 정비사업 활성화가 관건"
용산국제업무지구 가장 큰 쟁점…6000호→1만호 확대
교육인프라·공원 감소·소형평 급증…세 겹 문제 동시 발생 우려
"현장 목소리 반영 후속책" 촉구
국토부 공급대책 관련 브리핑6
김성보 서울시 행정2부시장이 29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국토부 공급대책 관련 서울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서울시가 29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 공급 대책을 두고 "서울시의 입장은 배제된 채 공공주도 방식에만 매몰됐다"고 비판했다. 주택 공급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실제 공급 속도를 좌우하는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가 빠진 대책으로는 당장의 공급 절벽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용산국제업무지구와 태릉체력단련장(태릉CC) 등은 현실적 제약을 안은 채 물량만 제시됐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성보 시 행정2부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토부의 대책은 신속한 주택 공급을 위해 서울시가 제시한 최소한의 전제조건이 배제됐다는 점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국토부가 발표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에는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캠프킴, 태릉체력단련장(태릉CC) 등 도심 내 유휴부지를 활용해 서울에 3만2000호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용산국제업무지구(46만㎡)의 주택 공급 물량은 기존 6000호에서 1만호로 확대하고, 캠프킴(4만8000㎡)은 1000호를 늘린 2500호를, 태릉CC는(87만5000㎡)에 6800호를 공급한다는 내용이다.

김 부시장은 "그간 서울 주택 공급의 90% 이상은 민간의 동력으로 지탱됐고, 특히 시민이 선호하는 아파트는 정비사업이 주요 공급원"이라며 "10·15 대책 이후 적용된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과 이주비 대출 규제가 당장 정비사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피력했음에도 정부 발표는 현장의 장애물을 외면한 채 공공주도 방식에만 매몰돼 있다"고 비판했다. 올해부터 향후 4년간 공급량이 급감하는 공급 절벽의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대책은 여전히 한계가 많다고 지적했다.

가장 쟁점은 용산국제업무지구와 태릉CC 부지다. 시는 학교·환경·규제 등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어 실제 착공과 공급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용산국제업무지구는 국제업무지구로서의 기본 구상이 흔들린다는 지적이다. 상업·마이스(MICE) 업무를 해야하는 곳인데, 주택 비중이 과도하게 늘 경우 국제업무지구로서의 정체성과 기능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부시장은 "해외 주요 국제업무지구의 주거 비율은 35% 안팎"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인재와 해외 유수 기업 유치를 위해서는 "최소 35평형대의 중대형 주택이 주력이 돼야 하는데, 정부의 1만호 공급 계획으로는 필연적으로 20평형대의 소형 아파트 비중이 급증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김 부시장은 "이는 국제업무지구의 고급 주거 전략과 정면 배치된다"고 강조했다.

공원 면적 기준도 문제다. 도시개발법에서 규정한 최소 기준은 '1인당 공원 면적 6㎡ 이상'이다. 시가 최대로 제시한 8000호 규모라면 이 법적 기준을 충족할 수 있지만, 1만호가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김 부시장은 "1만호로 확대할 경우 1인당 공원 면적이 약 40%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구는 급증하는데 주민이 누릴 수 있는 녹지 공간은 대폭 축소되는 모순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1만호로 늘어날 경우 기존 계획된 교육 인프라 문제까지 겹친다. 김 부시장은 "현재까지 국토부와 협의된 것은 6000호"라며 "교육청은 이 규모까지만 기존 교육 인프라로 수용 가능하고, 6000호를 초과하면 반드시 학교 신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용산구 역시 이날 "국제업무지구의 기능과 지역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주택 물량만 늘린 일방적 결정"이라며 유감을 나타냈다. 또 "자치구와 주민 협의 없이 추진될 경우 사업 지연과 주민 불편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시는 태릉CC도 개발제한구역이자 세계문화유산지구 내에 위치해 있어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다시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부시장은 "(이 지역은) 주민 민원, 환경 이슈, 교통 등 여러 가지 이슈가 있다"며 "인근 상계·중계 등 노후 도심의 민간 재개발·재건축을 통해서도 2만7000호 추가 공급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시는 현장의 여건과 지역 주민의 의사가 배제된 공급 확대는 과거 문재인정부 8·4 대책과 같은 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부시장은 "서울에서 대부분의 주택공급을 담당하는 민간이 더욱 원활하게 주택을 공급하게 하는 것이 대책의 핵심이 돼야 한다"며 "10·15 대책으로 인한 규제를 완화하기만 하면 진행 중인 정비사업들에서 이주가 가능하고 정부 대책보다 더 빠르게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택시장 불안의 원인을 직시하고,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실효성 있는 후속 정책이 논의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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