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뉴욕증시 급락… 그린란드 관세 충돌 우려에 ‘셀 아메리카’ 공포 확산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biz.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121010009887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1. 21. 07:40

트럼프의 관세 압박과 유럽 반발 속 뉴욕증시 일제 급락
국채·달러 동반 약세에 '셀 아메리카' 공포
미 안전자산 신뢰 위기...'자본 전쟁' 경고까지
그린란드 성조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공개한 이미지로 J.D. 밴스 부통령(왼쪽)·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과 함께 그린란드에 대형 성조기를 꽂고 있다./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가 폭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추진과 이에 반발하는 유럽을 향한 관세 위협이 고조되자,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며 매도세가 강화됐다.

단순한 무역 갈등을 넘어 미국 자산 전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자본 전쟁(Capital War)' 우려가 월가에 확산됐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70.74포인트(1.76%) 떨어진 4만8488.59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 대비 143.15포인트(2.06%) 급락한 6796.86을 기록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561.07포인트(2.39%) 내려앉은 2만2954.32로 장을 마감해 3대 지수가 일제히 무너져 내렸다.

S&P 500지수의 낙폭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응해 대규모 관세 인상을 예고하며 증시가 급랭했던 지난해 10월 10일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컸다.

시장 불안을 반영하는 '공포지수'인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20.09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고, 금 가격은 안전자산 수요 폭증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전통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던 미국 국채 가격은 오히려 하락(수익률 상승)하며 10년물 금리가 8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달러 가치까지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시장에서는 이례적인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흐름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US-ECONOMY-MARKETS
20일(현지시간) 찍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내부 모습./AFP·연합
◇ '안전자산' 미국의 지위 흔들… '셀 아메리카' 현실화...무역 전쟁을 넘어선 '자본 전쟁(Capital Wars)' 경고

이번 급락에서 가장 눈에 띈 변화는 지정학적 충격이 발생했을 때 달러·미국 국채로 쏠리던 전통적 안전판이 동시에 흔들렸다는 점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투자자들은 보통 다른 미국 자산의 피난처로 몰려들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며 "투자자들이 '셀 아메리카' 거래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NYT는 이날 재집권 1주년을 맞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언론 간담회에서 "우리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나라"라고 했지만, "이번 움직임은 기존 세계 질서의 미래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뚜렷이 증가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미국 CNBC 방송은 "'셀 아메리카' 거래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그린란드 관련 위협은 글로벌 투자자들로 하여금 미국 중심 투자에서 발을 빼도록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CNBC는 "트럼프가 계획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충격은 심각할 수 있으며, 지난봄에 생긴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트럼프는 언제나 꽁무니를 뺀다)' 현상에 베팅하는 전략이 이번에는 통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이번 파장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CNBC는 약 1억달러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덴마크 연기금 아카데미커펜션이 미국 국채를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며 이를 '셀 아메리카'의 증거로 제시했다. 연기금 측은 이번 결정 배경으로 '취약한 미국 정부 재정'이라고 밝혔다.

CNBC는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립자 레이 달리오가 "갈등을 고려하면 '자본 전쟁'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고, 예전만큼 미국 부채 등을 사려는 성향이 없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며 이는 "더 넓은 글로벌 위험회피 속에서 '셀 아메리카'가 다시 나타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한 취임 1주년 언론 간담회에서 질문할 기자를 지명하고 있다./AP·연합
◇ 기술주 신화의 균열과 일본발(發) 악재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 내부적으로 기술주 중심의 성장 동력이 훼손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WSJ는 "엔비디아·알파벳·아마존 등 대형 기술주들이 미끄러졌으며, '매그니피센트7' 성장주 모두 최소 1.1% 이상 하락했다"고 전했다. 특히 WSJ는 "이들 종목을 묶어왔던 인공지능(AI) 관련 거래가 무너지고 있다"며 "이제 대부분은 시장 평균보다 뒤처지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일본발 악재가 기름을 부었다. 로이터통신은 일본의 정치적 불안이 글로벌 채권 시장의 변동성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조기 총선을 요구하면서 국가 재정 건전성에 대한 신뢰가 흔들렸고, 이에 따라 도쿄(東京) 증시와 엔화 가치가 동반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WSJ도 "다가오는 선거가 감세 정책으로 이어져 국가 재정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일본의 장기 국채 금리가 사상 최고치로 뛰었다"며 이것이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을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 트럼프 "되돌릴 수 없다" vs 유럽 "쓸데없는 공격성"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인 외교적 갈등이 봉합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되돌아갈 수 없다"며 그린란드 매입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령 차고스 제도 이슈까지 끌어들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이 차고스 제도의 소유권을 이양하려는 계획이 '엄청난 멍청함'이라며 이 움직임을 '그린란드를 반드시 매입해야 하는 긴 국가 안보상 이유 목록의 또 하나'라고 주장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