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갈등·총인건비 제도 개선 과제
공백 장기화에 조직 개편·인사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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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의 차기 행장 임명 시점은 이달 중순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당초 업계 안팎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방중 일정이 마무리되는 지난 7일을 전후로 인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해 왔지만, 이 대통령이 다음주 중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추가로 일본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장은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금융위원장의 제청에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인 만큼, 이 대통령의 일정에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김성태 전 행장이 지난 2일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음에도 차기 행장에 대한 임명이 지연된 까닭에 현재는 김형일 전무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기업은행이 노사 갈등을 시급히 수습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최근 기업은행 노조는 공공기관 총액 인건비 제도 도입 이후 초과근무 수당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이달 중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기업은행은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돼 시간외수당 지급에 상한이 적용되고 이를 초과한 근무는 보상휴가로 대체하지만, 현실적으로 보상휴가를 소진하기 어려운 구조 속 사실상의 임금 체불이나 다름없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노조에 따르면 사용하지 못한 보상휴가는 지난해 기준 직원 1인당 약 35일, 전체로는 44만일을 넘는 수준이다. 노조 측은 이를 수당으로 환산하면 약 780억원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기업은행 사례를 언급하며 총인건비 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다만 해당 사안은 기업은행 단독으로 해결하기 어려워 정부와의 제도 개선 협의가 필수적인 만큼, 차기 행장에게는 최우선으로 당국과의 소통 능력이 요구된 상태다.
정책은행이면서 상장사라는 기업은행의 이중적 성격도 차기 행장의 부담을 높이는 요인이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정책금융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하는 동시에, 민간 시중은행과 경쟁하며 수익성을 확보하고 주주환원 확대 요구에도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책은행 특성상 자본비율 규제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고, 배당 확대는 정부 재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주환원 확대 여지는 있는 만큼 정부와의 적극적인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행장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조직 개편과 정기 인사 일정까지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 속 이 같은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점이다. 기업은행의 상반기 조직 개편과 인사는 통상 1월 중순께 이뤄져 왔지만, 올해는 행장 공백으로 일정이 지연된 상태다. 이미 지난해부터 경영전략을 정비해 온 다른 은행들과 비교하면, 경영 연속성이나 속도감 측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제가 산적한 만큼 금융권에서는 차기 행장 인선에 대한 관심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김형일 전무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지만,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와 양춘근 전 IBK연금보험 대표, 장민영 IBK자산운용 대표 등 내부 인사들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외부 인사 가능성은 낮게 점쳐지지만, 노사 갈등 해소를 위해 외부 리더십을 기대하는 시각도 일부 존재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의 기업은행은 정책 이해도와 조직 장악력, 당국과의 소통 능력을 동시에 갖춘 리더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인선이 늦어질수록 신임 행장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