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서 폐암 인과관계 인정안돼 패소
암 발병 위험 등 '사회적 문제' 부각
기업들은 흡연 '개인의 자유'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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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법조계와 보건당국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6부는 오는 15일 오후 1시 50분, 건보공단이 KT&G와 한국필립모리스, BATK 등 담배회사 3곳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항소심 선고 기일을 연다. 2014년 4월 공공기관에서 국내 최초로 담배 소송의 깃발을 든 지 약 12년, 2020년 12월 항소를 제기한 지 5년 만이다.
이번 소송의 배상 청구액은 533억원이다. 이는 20갑년(하루 한 갑씩 20년) 이상 담배를 피우고 폐암(편평세포암·소세포암)과 후두암을 진단받은 환자 3465명에게 공단이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지급한 진료비다.
앞서 진행된 1심 판단은 공단의 패소였다. 2020년 11월, 1심 재판부는 흡연과 암 발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고, 공단 역시 보험 급여를 지급한 기관일 뿐 직접적인 피해자라고 보기 어렵다며 담배회사 손을 들어줬다.
담배의 설계상·표시상 결함이나 중독성 은폐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약 5년간 이어진 항소심 과정에서 공단은 흡연의 유해성과 담배회사의 책임을 입증하기 위해 과학적 근거를 보강하는 데 사활을 걸었다.
그 결과 최근 건보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은 건강검진 수검자 13만6965명을 장기 추적한 연구를 통해 30년·20갑년(하루 한 갑씩 20년) 이상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소세포폐암 발병 위험이 54.49배 높다고 발표했다. 또 흡연이 '개인 선택'의 문제를 넘어선 사회문제임을 부각했다.
공단이 세계은행과 공동 수행한 연구 결과, 지난 11년간(2014~2024년) 직·간접 흡연으로 발생한 건강보험 의료비는 누적 43조2074억원이다. 특히 2024년 한 해에만 약 4조9000억원이 흡연 관련 진료비로 지출됐는데, 이 중 82.5%를 건보 재정이 부담했다. 연구진은 과거의 높은 흡연율이 수십 년의 시차를 두고 현재의 고령층 암 발병과 재정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담배회사 측은 흡연을 '개인의 자유'라고 주장한다. 담배 제조와 판매 과정에 위법성이 없으며, 흡연 여부는 개인이 선택하고 언제든 중단할 수 있는 문제라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2심 판결은 향후 담배 규제 정책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번 판결에서 흡연과 질병의 인과관계, 담배회사 책임 범위, 공단의 청구 자격에 대해 종합적인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판결 결과에 따라 담배 규제 정책과 전자담배 등 신종 니코틴 제품에 대한 논의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지난해 5월 최종 변론 직접 출석해 "2025년에도 담배의 중독성을 설명해야 하는 현실이 비극적"이라며 "의학적 근거에 충실한 판단을 통해 국가가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