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도 변호사 시험용 문제풀이 집중
다양한 법조인 양성 취지 이미 '퇴색'
교수들 "법학교육의 본질 회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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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리를 대신한 것은 2009년 출범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었다. 양질의 교육으로 다양한 사회·경제적 배경을 지닌 법조인을 양성하고, 많은 수의 법조인을 배출해 법조계 진입 문턱을 낮추겠다는 취지였다. 그로부터 17년이 지난 2026년 현재. 로스쿨 제도는 과연 당초의 취지대로 안착했을까. 현재 로스쿨은 높은 등록금 등의 고비용 구조로 일부 금수저를 위한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판이 뒤따르고 있다. 변호사 시험을 위한 '입시 학원'이라는 꼬리표도 붙었다. 로스쿨 설립 당시의 취지가 제대로 실현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다.
로스쿨 교육 과정에 상당한 비용이 소요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7일 교육부 대학알리미 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평균 로스쿨 학비(입학금과 1학기 등록금 합산액)는 약 1495만원이다. 여기에 생활비, 교재비 등 부대비용을 더하면 졸업까지 드는 비용은 약 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학자금 대출 부담도 커졌다. 로스쿨 재학생 1인당 평균 대출액도 2017년 973만원에서 2024년 1261만원으로 30%나 급증했다.
고비용 구조는 금수저만을 위한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으로 직결된다. 지난해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장학재단과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로스쿨 재학생 10명 중 7명이 연 가구소득 1억4000만원이 넘는 고소득층인 것으로 확인됐다. 1학기 기준 로스쿨 재학생 6163명 중 고소득층 추정 비율(국가장학금을 신청하지 않은 재학생 비율)은 69.7%(4299명)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68.2%)보다 1.5%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외부 장학금 수령 등 변수가 있지만, 로스쿨이 '현대판 음서제'라는 부끄러운 별칭을 얻은 이유다.
사법시험의 고시낭인과 달리 로스쿨은 '변시파산'을 낳고 있다. 변호사시험(변시) 합격률은 2014년 67%에서 2025년 52%까지 하락했다. 로스쿨 3년 동안 수천만원의 비용을 투자하고도 절반 가까이가 시험에서 탈락하는 구조다. 특히 변시는 로스쿨 석사 학위 취득 후 5년 5회(오탈제도)로 응시 횟수와 기한을 제한한다. 지난해까지 누적된 오탈자는 1981명에 이른다.
'변시파산'에 대한 공포가 커지다 보니 로스쿨 교육의 성격도 변질될 수밖에 없다. 변호사시험 합격 여부가 학교 평가와 직결되는 만큼 교육 현장이 문제풀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수험 부담이 낮고, 점수에 유리한 특정 과목을 선택하는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2023년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이른바 '빅3(국제거래법·환경법·국제법)' 과목의 합산 응시자 수가 전체 응시자(3255명)의 82.5%(2685명)를 차지했다.
결국 로스쿨이 높은 비용과 낮은 합격률이라는 '고비용·고위험' 구조 속에서 교육 본연의 목적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주백 충남대 로스쿨 교수는 "로스쿨이 변시 중심의 교육이 된 건 합격률이 낮기 때문"이라며 "가장 쉽게 비교 가능한 게 의사시험이다. 의과대학에서 '시험에 나오니 반드시 외워라' 식의 교육을 하지 않는다. 거의 다 합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헌환 아주대 로스쿨 교수도 "대부분의 사립대학이 학교의 변시 합격률을 높이는 게 1차 목표다. 성과가 중요하지,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는 법조인을 양성하는 목표는 2차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최소한 합격률이 70%를 넘어서게끔 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회적으로 법조인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전체 국민 대비 변호사 숫자가 앞으로도 더 늘어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