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업용 부동산 침체 직격…부실 우려 사업장도 2조원대
금융당국, 대체투자 내부통제·리스크 관리 강화 조속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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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비중이 높은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부실 우려가 있는 해외 부동산 사업장 규모도 2조원대를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은 금융권의 대체투자 관련 내부통제 개선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5대 금융그룹 및 자회사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6월 말 기준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총 744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투자 원금은 20조1876억원에 달했다. 금융그룹별 투자 원금 규모는 KB금융이 6조22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하나금융(5조4145억원), 신한금융(3조9419억원), NH농협금융(2조8691억원), 우리금융(1조9399억원) 순이었다.
이중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대출채권을 제외하고 수익증권·펀드 등을 통해 투자한 건수는 총 483건, 투자금액은 11조601억원에 달했다. 대출채권을 제외한 투자금액 역시 KB금융이 3조970억원(128건)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금융 2조7811억원(142건), 신한금융 2조6045억원(119건), NH농협금융 2조3354억원(73건), 우리금융 2421억원(21건) 순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작년 6월 말 기준 이들 자산의 평가 가치는 9조3354억원으로, 취득 당시 금액보다 1조7247억원 감소했다. 이에 따라 5대 금융그룹의 전체 평가수익률은 -15.59%를 기록했다. 금융그룹별로 투자 원금 대비 평가수익률을 보면 KB금융(-18.04%), 신한금융(-16.85%), NH농협금융(-16.26%), 하나금융(-12.00%) 등 4개 금융그룹의 손실률이 10%를 웃돌았다. 전체 투자 원금 규모가 가장 작은 우리금융은 -5.65%로 상대적으로 손실 폭이 제한적이었다.
이들 금융그룹은 해외 부동산 투자 비중이 높은 미국 시장에서 상업용 부동산 가치가 급락한 점을 손실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6월 기준 금융기관 전체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가운데 북미 지역 비중은 61.6%에 달하는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직격탄을 맞으며 장기 침체에 빠진 상황이다.
한 금융그룹 관계자는 "2020년 이후 미국의 금리 인상과 재택근무 확산으로 오피스 수요가 급감했고,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부동산 자산 가치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 부동산 분석업체 그린스트리트(Green Street)와 신용평가기관 무디스(Moody's)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치는 2022년 고점 대비 평균 17% 하락한 상태다. 오피스와 아파트 자산 가치는 각각 36%, 19% 떨어졌다. 특히 금융기관 투자가 집중된 오피스 부문은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공실률이 20.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 침체는 국내 금융사들의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 KB·하나·NH농협금융은 2018년 보험 계열사를 통해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위치한 '20 타임스스퀘어' 빌딩에 투자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상가 공실이 장기화되며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지난해에는 KB증권과 하나증권이 투자한 뉴욕 맨해튼 소재 '마가리타빌 리조트'가 당초 자산 가치의 3분의 1 수준에 매각되면서 손실 위기에 직면했다.
향후 추가 손실이 우려되는 사업장 규모도 적지 않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국내 금융회사가 투자한 단일 해외 부동산 사업장 31조6000억원 가운데 2조700억원(6.56%)에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다. EOD는 이자나 원금 미지급, 담보 가치 하락 등으로 대출금을 만기 전에 회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금 전액이 손실로 처리되는 것은 아니지만, 자산 배분 순위에 따라 일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금감원은 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투자심리 개선 등으로 일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오피스 부문을 중심으로 공실 부담과 추가 가격 조정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금융회사들의 대체투자 업무 전반에 대한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추진 중인 리스크 관리 모범규준 개정을 조속히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특이 동향이 발생했거나 손실률이 높은 고위험 사업장을 중심으로 적정 손실 인식과 감정평가 최신화를 유도해 금융회사들의 건전성 관리 수준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