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K푸드 수출 또 최고치 경신…오너 3세 해외 전략 통했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biz.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231010016171

글자크기

닫기

이창연 기자

승인 : 2025. 12. 31. 15:46

수출액 사상 최대…‘K콘텐츠’ 업고 도약
식품기업 오너 3세, 해외서 성과 거둬
내년도 '해외 올인' 기조 유지 전망
clip20251231151956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라면 판매대에 진열된 삼양식품과 농심의 제품들./연합뉴스
올해 식품업계는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라는 내수 부진의 파고 속에서도 라면과 김, 과자 등 가공식품이 수출 효자 품목으로 등극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이 같은 글로벌 확장의 중심엔 경영 전면에 나선 오너 3세들의 공격적인 해외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31일 관세청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K푸드 누적 수출액은 103억75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 증가했다. 12월 잠정 실적까지 더할 경우 올해 연간 수출액은 지난해(106억6300만 달러) 기록을 훌쩍 넘어서며 다시 한번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 확실시된다.

K푸드 수출의 선봉장은 단연 라면이다. 올해 1~11월 누적 라면 수출액은 2조390억원(13억8176만 달러)을 기록한 만큼, 2015년 이후 11년 연속 사상 최대 수출액을 경신할 전망이다. '검은 반도체'로 불리는 김 또한 글로벌 웰빙 트렌드와 맞물려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실제로 김류(10억4100만달러)와 과자류(6억9200만달러)도 한 몫 했다.

이같은 호실적의 배경엔 전 세계를 강타한 '한류 콘텐츠'의 힘이 절대적이었다는 분석이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한국 드라마와 예능이 인기를 끌면서 화면 속에 등장한 '라면' '스낵' '아이스크림'에 대한 호기심이 실제 구매로 이어진 것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과거 교민 사회 위주였던 판매망이 이제는 월마트, 코스트코 등 현지 주류 유통채널로 옮겨갔다"며 "K콘텐츠가 깔아놓은 판 위에서 K푸드가 날개를 단 격"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식품기업들의 성적표도 화려하다. 삼양식품은 '불닭' 시리즈의 글로벌 메가 히트에 힘입어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의 80%에 육박한다. 올해 누적 해외 매출은 이미 1조3000억원을 돌파, 처음으로 해외 매출 2조원을 넘어설지 이목이 쏠린다. 농심 또한 북미에 대규모 설비확충과 유통망 투자를 단행하며 오는 2030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61%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오리온은 베트남과 러시아를 넘어 인도 시장까지 안착하며 '글로벌 제과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글로벌 약진의 배후에 '젊은 피'로 수혈된 오너 3세들의 리더십이 있다는 것이다. 내수 시장의 인구 감소와 성장 정체를 일찌감치 감지한 이들은 경영 수업 단계에서부터 해외 사업을 최우선 과제로 챙기며 체질 개선을 주도해왔다.

삼양식품 오너가 3세인 전병우 전무는 중국 자싱공장 설립을 주도해 해외사업의 성장동력을 마련했으며 코첼라 등 불닭브랜드 글로벌 마케팅과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이끌었다.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 신상열 부사장은 미래사업실을 이끌며 신사업 발굴, 해외 사업 확장 로드맵 수립, 인수합병(M&A) 등 농심의 미래 성장 동력을 총괄해왔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장남 담서원 부사장은 사업전략 수립과 글로벌 사업 지원, 시스템 개선 등 경영 전반의 실무를 맡아왔다.

업계 전문가들은 2026년에도 식품업계의 '해외 올인' 기조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시장은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식품 소비량 자체가 줄어드는 구조적 한계에 봉착해서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2025년이 K푸드의 글로벌 위상을 재확인한 해였다면 2026년은 현지 기업들과의 진검승부가 펼쳐지는 해가 될 것"이라며 "오너 3세들이 주도하는 과감한 투자와 혁신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K푸드 열풍을 이어가 오는 2030년까지 농수산식품 수출액 210억 달러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창연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