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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케네디센터’ 개명 후폭풍…워싱턴 공연계 잇단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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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기자

승인 : 2025. 12. 31. 14:10

재즈·무용단 줄줄이 무대 철회
정치 개입 논란에 '거리두기'
화면 캡처 2025-12-31 135321
명칭 바꾼 '트럼프-케네디센터' /EPA 연합
미국 워싱턴DC의 상징적 문화시설인 케네디센터가 최근 '트럼프-케네디센터'로 명칭을 변경한 이후, 예정됐던 공연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명칭 변경을 두고 미국 문화계에서 정치와 예술의 경계를 둘러싼 논쟁이 확산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재즈 7중주단 '쿠커스(The Cookers)'는 31일 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던 신년 전야 공연을 전격 취소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재즈는 사상과 표현의 자유에서 태어났다"며 "분열을 심화하기보다 그 너머에 닿는 음악을 연주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드러머 빌리 하트는 센터 명칭 변경이 공연 취소 결정에 "분명히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기반 현대무용단 '더그 바론 앤드 댄서스' 역시 내년 4월 예정돼 있던 창단 40주년 기념 공연 두 차례를 취소했다. 무용단장 더그 바론은 공연 취소로 약 4만 달러의 손실이 예상된다면서도 "재정적으로는 손해지만, 도덕적으로는 의미 있는 선택"이라고 밝혔다.

앞서 24일 예정됐던 '크리스마스이브 재즈 잼' 공연도 명칭 변경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취소됐고, 포크 가수 크리스티 리 역시 내년 1월 공연을 철회했다. 그는 "공연 취소는 생계에 타격이지만, 진실성을 잃는 대가는 그보다 크다"고 말했다.

케네디센터에서는 명칭 변경 이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2기 취임 이후 이사진을 교체하고, 직접 이사장을 맡으면서 일부 공연이 취소된 바 있다. 이를 두고 문화계에서는 정치적 개입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리처드 그리넬 케네디센터 사무국장은 엑스(X)에 "공연을 취소한 예술가들은 전임 극좌 성향 지도부가 섭외한 인물들"이라며 "센터를 정치적 활동의 장으로 만들려는 시도가 드러났다"고 반박했다.
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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