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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커지는 의혹에 사퇴 급선회… 지선 ‘뇌관’ 없애 野공세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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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준보 기자

승인 : 2025. 12. 30. 17:51

정면돌파 고수하다 후폭풍에 '결단'
일각 "집권여당 원대 잔혹사 되풀이"
30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사퇴는 집권 1년차 이재명 정부의 국정동력 유지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스스로 뇌관을 제거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당초 김 원내대표는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에 대해 대부분 사실무근이라며 정면 돌파 의지를 고수해 왔다. 그러나 추가 의혹이 이어지면서 당 지지율 하락은 물론 국정 지지도에까지 악영향을 미치자 자진사퇴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초기 제기된 호텔 숙박권 수수나 식사 접대 의혹은 개인적 부적절 처신으로 치부될 수 있었으나 최근 가족이 연루된 채용·입시 비리 의혹과 배우자의 법인카드 유용 논란 등으로 논란의 범위가 확대됐다.

그동안 채용·입시 비리는 '민심의 역린'으로 불리며 정치인의 명운을 바꿔놓기도 했다. 실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 등의 문제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됨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하고 수감됐다. 해당 사건은 이후 국내 정치권에서 고위 공직자의 도덕성과 법적 책임을 판단할 때 가족 리스크에 대한 관리 의무를 '엄격히' 묻는 계기가 됐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2025년도 마지막 본회의인 12월 임시국회 3차 본회의에서 감사원장과 국가교육위원 임명동의안 투표를 마친 뒤 생각에 잠긴 채 이동하고 있다. /연합
특히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는 정부의 국정 철학을 입법으로 구현하고 야당과의 협상을 주도해야 하는 자리다. 정작 본인이 각종 도덕성 논란에 휩싸이며 통일교 특검이나 내란 관련 후속 조치 등 민주당이 주도하려던 개혁 의제들이 힘을 잃게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김 원내대표의 사퇴를 두고 여당 원내대표의 잔혹사가 되풀이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2022년 윤석열 정부 당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대통령 문자 노출'과 '사적 채용 논란' 등으로 당내 혼란이 가중되자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것"이라며 스스로 직을 내려놨다. 2014년에는 박영선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세월호 특별법 협상 과정에서 당내 강경파의 반발과 리더십 위기에 직면하자, 취임 5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사퇴의 변에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자신을 향한 비판을 감수하되,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공천 헌금 묵인' 관련자인 강선우 의원에 대해선 즉각 윤리감찰을 지시했으나, 김 원내대표에 대해선 "이미 사퇴했고 별개의 문제"라며 감찰을 지시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당이 김 원내대표가 스스로 물러나는 의미를 지켜주는 등 '질서 있는 퇴진'을 위한 출구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심준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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