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시승기] “편안하고 든든” 볼보 V90 CC, 한국형 왜건의 해답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biz.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226010014044

글자크기

닫기

김정규 기자

승인 : 2025. 12. 27. 15:00

볼보 V90 크로스컨트리 시승
마일드 HEV…부드러운 주행감
'왜건 불편하다'는 선입견 지워
KakaoTalk_20251226_161320871_06
볼보 V90 크로스 컨트리 외관./김정규 기자
볼보 V90 크로스컨트리를 처음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인상은 '여유롭다'였다. SUV처럼 위압적이지도, 세단처럼 낮지도 않은 차체 비율은 도심 주차장에서도 부담이 없었고, 동시에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은 안정감을 줬다. 실제로 지난달 도심과 고속도로 등을 오가며 타본 V90 크로스컨트리는 '왜건은 불편하다'는 선입견을 지우는 데 충분했다.

주행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부드러움이었다. 가속 페달을 밟을 때의 반응은 날카롭기보다 점잖았다. 국내 판매되는 V90 크로스컨트리는 B5 AWD 마일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다.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42.8kg·m의 성능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결합돼 출발과 저속 구간에서의 응답성을 자연스럽게 보완한다. 체감 가속이 '편안한데 잘 나간다'고 느껴지는 이유다.

KakaoTalk_20251226_161320871_26
볼보 V90 크로스 컨트리 외관./김정규 기자
왜건이지만 노면 대응은 SUV에 가깝다. 지상고는 약 210㎜로, 일반 왜건보다 훨씬 높다. 실제로 과속방지턱이나 요철 구간에서 차체 하부를 신경 쓸 일이 거의 없었다. 여기에 AWD 시스템이 기본 적용돼 눈길이나 빗길에서도 차가 불안하게 흐트러지는 느낌이 적다. '왜건은 도심형'이라는 인식을 넘어, 크로스컨트리라는 이름에 걸맞은 성격이다.

KakaoTalk_20251226_161320871_09
볼보 V90 크로스 컨트리 실내 ./김정규 기자
KakaoTalk_20251226_161320871_14
볼보 V90 크로스 컨트리 실내 2열./김정규 기자
실내에선 볼보 특유의 차분함이 이어졌다. 세로형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한 레이아웃은 화려하진 않지만 직관적이었는데, 최신 볼보 모델답게 구글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돼 내비게이션과 음성 인식의 완성도가 높았다.

시트는 역시 볼보다웠다. 장시간 주행에서도 허리와 허벅지를 과하게 누르지 않고, 차분하게 몸을 받쳐줬다. 뒷좌석과 트렁크 공간은 왜건의 장점이 그대로 드러나는데, 기본 적재 공간만으로도 일상은 물론 여행 짐까지 여유로울 것 같았다. 굳이 큰 SUV가 필요 없는 소비자라면 충분히 설득력 있는 대안이다.

안전은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시티 세이프티, 파일럿 어시스트, 차로 유지 보조 등 볼보의 대표적인 첨단 안전 사양이 기본으로 탑재돼 있다. 운전자 개입을 완전히 대신하진 않지만, 고속도로 주행 보조의 완성도는 여전히 업계 상위권이다. 실제로 정체 구간과 고속 주행을 반복하는 상황에서도 운전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KakaoTalk_20251226_161320871_16
볼보 V90 크로스 컨트리 트렁크./김정규 기자
KakaoTalk_20251226_161320871_01
볼보 V90 크로스 컨트리 외관./김정규 기자
한국 시장에서 왜건은 여전히 비주류다. SUV 선호가 뚜렷한 상황에서 V90 크로스컨트리는 '대세'를 노리는 차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SUV의 안정감, 세단의 주행 질감, 왜건의 적재력과 실용성을 한 번에 원하는 소비자에게 딱 맞는 포지션이 아닐까 싶다.

한국에서 왜건 시장은 작은 시장이지만, 볼보가 이 차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화려함보다 완성도, 유행보다 지속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V90 크로스컨트리는 여전히 가장 설득력 있는 선택지 중 하나다.
김정규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