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열풍 속 시공권 획득 '전무'
해외 수주액도 1년새 78% 급감…유급휴가·희망퇴직 준비도
재무건전성 강화 소정 효과…수주 재개 시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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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 대표는 최근 이뤄진 현대차그룹의 하반기 정기 임원 인사에서 유임 결정을 받았다. 작년 말 1조2000억원 규모의 손실을 회계에 반영하는 '빅배스' 단행 이후 그룹의 '재무통'으로서 재무건전성 강화 측면에서 일정부분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약 15.5% 감소한 10조928억원이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9.5% 증가한 2479억원을 썼다.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하는 매출 원가율도 작년 말 105.4%에서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93.6%으로 약 12%포인트 낮췄다.
다만 지난 2월 발생한 서울-세종고속도로 붕괴 사고 여파로 신규 수주 중단을 선언하면서 올해 내내 일감 확보에 차질이 있었다는 점이 변수로 남아 있다. 회사의 3분기 누적 기준 건설계약 수주잔고는 23조7069억원으로, 작년 말(34조8823억원) 대비 약 32% 줄었다.
특히 도시정비사업에서 단 1건의 시공권도 획득하지 못했다. 올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 건설사들 사이에서 서울 주요 사업지를 중심으로 정비사업 수주 경쟁이 뜨거웠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결과다.
하반기 들어 시장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내년 초 시공사 선정 입찰을 앞둔 서울 송파구 가락우성1차 재건축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풍문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회사는 "정해진 계획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주요 정비사업지 수주가 대형 건설사들의 실적과 브랜드 경쟁력에 직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타격이 작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해외 건설시장에서도 악재가 이어졌다. 지난 8월 말레이시아와 폴란드 현장에서 총 2200억원 상당으로 추정되는 '본드-콜'(계약이행보증금 청구)를 당했다. 이는 발주사가 시공사의 도급계약 미이행을 이유로 계약 보증을 제공한 금융기관에 보증 이행을 청구하는 제도로, 피청구사의 유동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어 10월에는 플랜트사업본부 직원 2000여명 중 절반인 약 1000명을 대상으로 기존 급여의 70% 수준의 유급휴가 결정을 내렸다. 아울러 이달에는 임직원 희망퇴직을 골자로 한 노사합의안이 마련됐다는 이야기가 내부에서 거론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회사의 올해 1~11월 누적 해외건설수주 건수 및 금액은 7건, 13억3243만 달러로,지난해 같은 기간(13건, 60억3403만 달러) 성과보다 저조한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주 대표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사업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해 보수적인 운영 기조를 유지한 데 따른 불가피한 결과라는 의견도 있다. 이에 업계는 주 대표 체제 2년차의 최대 과제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신규 수주를 재개하느냐로 보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이 여전히 수주 재개 시점을 확정하지 못한 상황인 만큼 경영 정상화 시도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는 게 정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