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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서울대 운영 노하우 담은 거점병원”… 국립소방병원 첫 진료 현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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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원 기자

승인 : 2025. 12. 25. 12:00

서울대병원 위탁 운영, 7년간 추진 끝에 시범운영
소방공무원 우선 진료 시작…19개 필수 진료과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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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걸 충주소방서 2팀장이 재활의학과 4진료실에서 진료를 보고 있다./강혜원 기자
지난 24일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국립소방병원이 2018년부터 7년간의 추진 끝에 마침내 첫 시범진료에 나섰다.

병원 로비에는 '국립소방병원'의 로고와 함께 '서울대학교병원 운영'이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적혀 있다. 국립소방병원은 소방공무원의 직무 특성을 고려한 의료 서비스를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는 공공의료기관으로, 서울대병원이 운영한다. 지하 2층부터 지상 4층 규모로 향후 총 302병상을 갖춰, 필수 진료과를 중심으로 총 19개 진료과를 단계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인력은 병원장을 포함해 의사직 9명 등 총 90명 규모로 운영되며, 내년 370명의 운영진 확대를 목표로 두고 있다.

병원에 들어서자 가장 눈에 띄는 건 소방 및 경찰 공무원을 위한 '전용 창구'였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이들을 위한 배려가 병원 설계 단계부터 반영됐음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3층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주황색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재활의학과 4진료실 상단 모니터에 '진료 중'이라는 메시지가 떴다.

이곳의 1호 환자는 3년 전 현장에서 추락 사고를 당한 김홍걸 충주소방서 2팀장(소방경)이었다. 김 소방경은 당시 난폭해진 소를 포획하던 중 4미터 높이의 바위 절벽으로 추락해 안와, 상악골, 대퇴부 등 전신에 심각한 골절상을 입었다. 3일간 기억을 잃었을 만큼 큰 사고였다.

김 소방경은 "뼈가 튀어나올 정도의 개방성 골절로 지금도 진통제 없이는 통증을 참기 어렵고, 얼굴 함몰로 성형수술도 세 번을 했다"며 "과거 부상을 당하면 소방공무원들은 자비로 치료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제는 재해보상금을 통해 치료를 무료로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국립소방병원이 다치고 스트레스를 받은 후배들이 재활과 정신건강 부문에서 원활한 치료를 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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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소방병원 전경./ 강혜원 기자
병원 내부 시설은 철저하게 스마트 시스템으로 관리되고 있었다. 감염병동은 의료진 전용 카드 센서가 부착된 문을 통해 외부인 출입을 완벽히 차단했다. 또한 감염원이 공기를 통해 노출되지 않도록 총 4개의 음압병동을 조성했다. 이곳은 특수 필터를 활용해 바이러스를 걸러낸 뒤 정화된 공기만 배출하는 첨단 정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2층에 위치한 5개의 수술실에는 최첨단 의료장비와 시스템이 구성돼 있다. 병원 측은 서울대병원 본원 의료진이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기기들이 배치돼 진료의 연속성과 안전성을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현판식에서 기자와 만난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국립소방병원은 국민의 생명을 지켜온 소방공무원의 헌신에 국가가 응답하는 상징적인 병원"이라며 "국립소방병원이 소방에 특화된 진료·연구 중심 병원이자 충북 중부권 공공의료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서울대병원이 그간 축적해 온 공공의료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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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소방병원 감염병동 복도./서울대병원
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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