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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선 숙취해소제 上] 숙취해소 실증제 도입에 제약사 중심 시장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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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현 기자

승인 : 2025. 12. 25. 18:00

인체적용시험 부담 영세업체 이탈 가속
HK이노엔, 동아제약 중심 판도 변화
절주·혼술트렌드에 실적 회복 숙제
젤리·환 등 MZ 겨냥 '제품 다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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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취해소제 시장'이 새로운 변곡점을 맞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숙취해소 실증제를 도입하며 시장의 문턱을 높이면서다. 특히 제약업계에서 숙취해소제 강자로 꼽히는 HK이노엔의 컨디션과 동아제약의 모닝케어에는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숙취해소 실증제는 인체적용시험 등 과학적 근거를 갖춘 제품에 한해 '숙취해소' 표현을 허용하는 제도다. 규제 강화로 경쟁이 정제되는 만큼, 검증을 통과한 상위 브랜드의 신뢰도와 시장 지배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제약사들은 변화한 환경에 맞춰 젤리·환 등 MZ세대 취향을 반영한 제형을 잇달아 선보이며 시장 재편에 대응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숙취 해소 실증제도가 시행된 이후 숙취해소제 시장에서 지각변동이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숙취해소제 시장서 HK이노엔 컨디션과 동아제약 모닝케어 등 상위 업체 중심으로 판도가 굳어지는 분위기다.

실제로 식약처가 업체들을 상대로 인체적용시험 실증자료 제출을 요구하자 지난해 기준 177개였던 숙취해소제 중 96개 품목(54%)은 제출을 포기했다. 자료를 제출한 89 품목 중 9개 품목은 효과가 불분명한 것으로 드러나 광고가 금지됐다. 실증을 포기한 업체들은 대부분 영세업체로 시장 구도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란 평가다. 반면 컨디션, 모닝케어 등처럼 제약업계 기반으로 실증을 통과한 기업들은 수혜를 입을 것이란 분석이다. 시장 재편 과정에서 경쟁 완화와 함께 신뢰도 제고라는 이중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들어 숙취해소제 시장 매출이 주춤하고 있다는 점은 제약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다. 숙취해소제 업계 1위 제품인 HK이노엔 컨디션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3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 이러한 추세면 올해 매출이 지난해 매출인 594억원을 넘지 못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동아제약 모닝케어 역시 매출이 정체된 상황이다. 2022년과 2023년에 연달아 95억원의 매출을 올린 모닝케어는 지난해 101억원으로 매출이 소폭 증가했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76억원으로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실적이 전망된다. 매출이 유지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으나, 이들 회사가 최근 신제품을 출시하며 제품 라인업을 확대한 것을 감안하면 성장이 둔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 달라진 음주문화의 영향에 따른 주류시장의 변화와 맞물린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회식문화가 줄고 혼술·홈술 문화가 자리잡고 있으며, 절주·저도주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류 판매량이 감소하고 숙취해소제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기업들은 매출 반등을 위한 전략 세우기에 여념이 없다. 실증 통과 사실을 앞세워 신뢰도를 높이는 한편, 새로운 맛과 제형을 가진 신제품을 출시해 수요를 끌어내기 위한 고군분투 중이다. 특히 환·젤리 형태의 제형 변화가 눈에 띈다. 주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 활동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음주문화의 변화와 규제 강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숙취해소제 시장은 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앞으로는 과학적 근거와 브랜드 신뢰도를 갖춘 제품만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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