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규제 리스크 반영…준법·AML 관리 강화
해외 영토 확장 속 질적 성장 병행…내년 실적 반등 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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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내년 초 글로벌 준법지원시스템을 전면 재구축하는 사업에 착수한다. 해당 시스템은 해외 지점과 법인이 현지 규정과 은행 내부 기준을 제대로 준수하고 있는지를 상시 점검·관리하기 위한 내부통제 전산 체계다. 하나은행은 노후 서버를 교체하고 각국 금융시장의 최신 규제 환경을 반영해 시스템을 고도화한 뒤, 현재 시스템을 활용 중인 26개 해외 점포에 적용할 방침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현지 규제와 업무 특성을 반영해 국가별 점검 항목을 정비하고, 신속한 리스크 대응을 위해 처리 속도를 대폭 개선할 예정"이라며 "이번 사업을 통해 해외 점포 내부통제의 양대 축인 자점 감사와 상시 감시 기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은 하나은행이 글로벌 실적 반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영토 확장에 나서는 가운데, 높아지고 있는 해외점포 규제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행보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올 하반기에만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해 폴란드 브로츠와프, 인도 데바나할리·뭄바이 등 신규 해외지점 4곳을 신설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필리핀 내 금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수빅출장소를 개소한다.
이미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금융회사들의 해외 점포에 대한 자금세탁방지(AML) 등 관리·감독 강화를 예고한 상태다. 올해 들어 캄보디아 범죄 사태 등 초국경 범죄 대응 필요성이 커지면서,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앞으로 AML 검사 과정에서 금융회사들의 해외 지점과 자회사 관리 실태를 면밀히 점검하고, 국내 본점이 해외 점포의 준법 준수와 자금세탁방지 업무를 제대로 통제하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최근 국내 은행들의 해외 법인에서 현지 직원의 횡령·배임 등으로 인한 금융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며 내부통제 미비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사업 확장에 앞서 해외 점포의 내부통제 체계를 대대적으로 재정비할 필요성이 한층 커졌다는 평가다.
하나은행은 이번 사업을 계기로 해외점포 전반의 내부통제 역량을 한층 끌어올리면서, 외형 확장도 지속 추진해 글로벌 순익 회복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미국·유럽·동남아 등 핵심 거점 지역에서는 채널 확대를 통해 영업 전선을 넓히고, 시장 변동성이 큰 국가에서는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영업 환경 개선을 추진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영업 채널을 확대하며 영업력을 집중하는 동시에, 기업금융과 리테일, 자산관리 등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 발굴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라며 "아울러 이번 사업을 계기로 해외법인의 내부통제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비즈니스를 한층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