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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 경제사절단 동행… ‘외교·비즈니스’ 투트랙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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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의 기자 | 김한슬 기자 | 이서연 기자

승인 : 2025. 11. 18. 17:58

[李 대통령 UAE 국빈방문]
삼성, 바이오헬스 등 미래산업 논의
현대차, 친환경 모빌리티 외연 확대
한화, 천무·K9 등 방산 패키지 협상
협의땐 사우디·카타르 등 확산 기대
이재명 대통령이 UAE(아랍에미리트)를 시작으로 한 중동·아프리카 순방 일정에 돌입하면서 대기업 총수들과 합을 맞춘 외교·비즈니스 투트랙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공략해야 할 비즈니스는 현지 국가 전략산업에 협력할 수 있는 방산과 AI, 수소 및 미래모빌리티 등이 핵심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각각 UAE와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협력, 수소·친환경 모빌리티 분야 협력, 방산 패키지 수출 논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의 삼성… UAE와 AI·로봇·바이오헬스 손잡나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 김동관 부회장 등은 전날 UAE로 출국해 대통령 경제사절단 일정에 공식 합류했다. 이들은 19일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BRT)'에 참석할 예정이다. BRT는 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의 정상회담 직후 열리는 양국 간 핵심 공식 일정으로, 기업 총수들의 참석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번 양국 간 만남은 지난달 3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이 대통령과 칼리드 아부다비 왕세자의 만남 이후 진행되는 후속 협력 논의의 성격을 띠고 있다. 당시 양측이 논의한 핵심 분야는 국방·방산, 에너지, 투자, AI 등 첨단기술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따라서 이번 BRT는 이 중에서도 특히 AI·디지털 인프라 협력을 구체화하는 장으로 평가된다.

이 회장은 UAE 측과 AI를 중심으로 로봇, 바이오헬스 등 미래산업 전반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UAE가 '포스트 오일(Post-Oil)' 시대에 대비해 산업 구조를 첨단 분야 중심으로 재편하는 대규모 투자를 추진 중이라는 점에서 구체적 사업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 회장의 UAE 인연은 각별하다. 2022년 10월 회장 취임 직후 첫 해외 일정으로 UAE 바라카 원전 건설 현장을 방문했으며 삼성물산은 '팀 코리아'로 참여해 해당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이 회장은 2019년 UAE 방문 때 무함마드 대통령(당시 왕세제)과 처음 교류한 후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고 무함마드 대통령은 같은 해 방한해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라인을 둘러보며 5G와 반도체, AI 분야 협력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5월에도 무함마드 대통령의 국빈 방한 일정에서 다시 회동이 이뤄졌다.

◇정의선의 현대차, UAE를 수소·친환경 모빌리티 거점으로

현대차는 UAE 정부 및 국부펀드와 수소·친환경 모빌리티 분야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현대차는 수소 모빌리티 성과를 강조하며 전 세계 그린 에너지 협력을 확장하는 등 중동 국가들과의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중동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정 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 총리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면담하고 현대차의 현지 성장전략과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현대차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에 현대차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UAE 국부펀드 '무바달라'와 수소, 그린 알루미늄, 전기차 충전 인프라,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등에서 포괄적 협력을 체결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방문에서 정 회장은 UAE와의 구체적 사업 확대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김동관, 방산 세일즈 총력…천무·K9·신규 미사일 시스템 '패키지 협상'

김동관 부회장은 이번 UAE 순방에서 가장 바쁜 일정이 예상되는 총수다. UAE는 최근 방산 조달을 미국 일변도에서 다변화하는 전략을 추진해 왔고, 그 중심에 대한민국의 'K-방산'이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은 과거 UAE와의 교류에서 수출 성과를 쓰며 교두보를 확보한 만큼, 이번 김 부회장의 순방은 중대 프로젝트에 대한 실질적 협상 단계로 넘어가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UAE는 2017년 한화의 '천무' 다연장로켓 구매를 시작으로 한국형 무기체계에 대한 신뢰도를 꾸준히 쌓아왔다. 2022년에는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천궁-II' 발사대·레이다 수출이 성사되며 한국산 첨단 무기의 성능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현재 한화는 UAE 현지 지사를 통해 군·정부 조달 채널과의 접점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한화의 이번 세일즈는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전망된다. 천무 다연장로켓 추가 도입 협상, K9 자주포 및 타이곤 등 신규 포트폴리오 소개, KF-21 관련 엔진·전자장비 협력 논의 등이다.

특히 UAE가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KF-21 사업에 전략적 관심을 보이고 있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담당하는 항공기 엔진 및 핵심 장비 협력이 이번 순방에서 주요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 최근 국방부 관계자 사이에서는 "UAE가 KF-21의 초기 해외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가"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부회장은 올해 2월 중동 최대 방산전시회 'IDEX 2025'에서 방산 3사를 직접 이끌며 현지 VIP와 연속 회동한 바 있다. 당시 김 부회장은 조선·해양, 우주, 에너지까지 확장한 '중동 패키지 전략'을 제시했으며, 이번 순방은 그 후속 조치로 해석된다.

당시 김 부회장은 중동 핵심 인사와 연이어 회동하며 "기존의 방산 분야 협력을 공고히 하면서 조선·해양, 우주, 에너지 등의 영역으로 협력을 확대해 양국 안보는 물론 현지의 경제발전에도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가 올해 사우디에 새로운 법인을 세워 중동 전체를 하나의 통합시장으로 묶는 전략을 가속화한 상황"이라며 "UAE와의 대규모 방산 협의가 성사되면 사우디·카타르·쿠웨이트 등으로 확산되는 레퍼런스 효과가 크다"고 전망했다.
한대의 기자
김한슬 기자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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