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 부회장, 베트남 신사업 성과
정준호, 백화점 영업이익 23% 견인
강성현, 마트·슈퍼 체질개선 가시화
일각 "수익성 바탕 유임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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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혈주의가 강한 롯데에서 2022년 첫 외부 인사 출신 CEO로 발탁된 김상현 유통HQ 부회장과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올해로 3년차를 맞았다. 같은 해 롯데마트 대표직을 맡은 강성현 대표 역시 체질 개선 과제를 안고 있다. 위기 상황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아온 이들이 이번 인사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3분기 사업별 실적 발표를 마무리한 롯데그룹은 정기 임원 인사 단행을 앞두고 있다. 롯데그룹은 통상 11월 말 또는 12월 초에 임원 인사를 진행한다.
재계에선 롯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과' 중심 인사를 밀어붙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7월 하반기 VCM(옛 사장단 회의)에서 '성과 중심 인사체계 정착'을 재차 강조한 바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그룹 전체 CEO의 36%를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화학군 CEO 13명 중 10명이 바뀌었다. 여기에 호텔롯데, 롯데면세점, 롯데월드, 롯데벤처스, 롯데중앙연구소, 롯데아사히주류 등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21명이 동시 교체됐다.
반면 유통군을 총괄하는 김상현 유통HQ 부회장과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는 지난해 1년 유임이 결정됐다. 대규모 인사 속에서도 살아남은 이들에게는 '수익성 개선' 과제가 주어졌고, 이번 인사에서 그 성과를 평가 받게 된다.
올해 롯데쇼핑은 백화점이 호조를 보였지만 마트 부진이 발목을 잡으며 전체 실적이 소폭 감소했다. 사업부별로 보면 명암이 갈린다. 정준호 대표가 이끄는 롯데백화점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보다 22.9% 상승하며 국내 백화점 3사 중 선방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2% 소폭 감소했지만, 고마진 패션의 안정적 성장과 외국인 매출 급증이 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정 대표가 주도한 복합쇼핑몰 '타임빌라스'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지난해 5월 롯데몰 수원점을 약 70% 리뉴얼한 결과 우수고객 매출과 2030 신규 고객이 늘었다는 성과가 있었지만, 방문객 체류 시간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성현 대표가 이끄는 마트·슈퍼 부문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 28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다만 강 대표는 2022년 취임 이후 롯데온으로부터 오카도 사업을 이관 받아 '롯데마트 제타' 사업을 추진하고, '그랑 그로서리' 등 신규 출점을 진행하며 체질 개선 작업을 이어가고 있어 유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임기도 2027년까지 남아있다.
김상현 부회장은 동남아 시장 공략을 주도하고 있다.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3분기 매출이 29% 증가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해외 할인점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싱가포르에 'iHQ(인터내셔널 헤드쿼터)' 건립도 주도하며 해외 사업 확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호석 호텔롯데 대표와 김동하 롯데면세점 대표, 권오상 롯데월드 대표 등 3인은 지난해 신규 선임됐다. 이들은 올해 무난한 성과를 내면서 유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텔롯데는 최근 일본 홀딩스와 합작 법인을 설립해 신성장 기반을 마련했고, 미국에서 호텔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하면서 수익 다변화에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체질 개선 작업에 성공하며 흑자 전환을 이뤘다.
이번 인사에서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오너 3세 신유열 부사장의 역할 확대 여부다. 롯데는 지난해 신 부사장을 전무 승진 1년 만에 부사장으로 발탁했다. 2020년 일본 롯데 부장으로 입사한 후 5년 만에 부사장에 오른 초고속 승진이었다.
현재 신 부사장은 롯데지주 부사장 및 미래성장실장,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 일본 롯데스트래티지인베스트먼트(LSI) 대표이사, 일본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 롯데홀딩스 사내이사 등을 겸직하며 그룹 내 미래 전략부터 재무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직책을 맡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성과 중심 인사를 거듭 강조한 만큼 올해도 실적 부진 부문을 중심으로 인적 쇄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