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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 생산적 금융, 우리 경제 역동성 회복하는 방향으로 집행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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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기자

승인 : 2025. 11. 13. 18:31

손강훈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생산적 금융 투자 계획이 공개됐다. 이들은 2030년까지 생산적·포용금융에 총 508조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 중 생산적 금융에는 436조원이 배정됐다. 부동산이 아닌 첨단산업 기업 중심으로 성장 구조를 전환하고자 하는 현 정부의 정책 의지에 금융그룹들이 천문학적 자금 투입으로 응답한 것이다.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 경제 성장이 구조적으로 둔화된 이유로 기업의 '투자 저하'가 꼽히는 만큼, 생산적 금융이라는 이름으로 금융권 자금이 투자에 활용되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어떻게' 투자하느냐다. 얼마나 많은 자금을 투입했는지에만 집착한다면 그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벌써부터 벤처투자업계에서는 양적 기준을 맞추기 위해 한계기업 등에 금융권 자금이 투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한계기업 등을 포함한 무분별한 투자 확대는 '생산적 금융 확산에 따른 우리나라 경제 성장'이라는 명제와 어긋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한국은행은 한계기업이 정상적으로 퇴출되지 않아, 그 자리를 신생 정상기업이 대체하지 못하면서 기업 투자와 경제 성장이 정체됐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실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퇴출 고위험 기업의 비중은 3.8%였으나, 실제 퇴출된 기업은 0.4%에 불과했다. 만약 적절한 투자를 통해 퇴출돼야 할 기업의 자리를 정상 신규기업이 채웠을 경우, 투자는 2.8%, 국내총생산(GDP)은 0.4%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결국 금융지원은 기업의 원활한 진입과 퇴출을 통해 우리 경제의 혁신성과 역동성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유동성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나 혁신적인 초기 기업 등에 자금을 투입하는 등 지원의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

여기에 규제 완화를 통해 신산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미래 동력을 확충하는 것이 진정한 생산적 금융 대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를 위해 금융권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선구안'이다. 투자 규모를 확정한 만큼, 지금부터는 '옥석을 가릴 수 있는 눈'을 갖추는 데 힘써야 한다.

생산적 금융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기회이자 동시에 엄청난 도전이다. 정책적 지원과 금융권의 자체적인 노력을 통해 규모가 아닌 질적 투자를 실현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미래 성장 동력이 확보되길 바란다.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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