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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700억원을 순매도했다. 전날에는 1조7000억원을 순매도했는데 이 중 삼성전자 매도 규모가 7235억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컸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5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는데 누적 순매도액은 7조2728억원에 달했다. 지난달 한 달간 5조3446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장을 견인했던 외국인 자금이 이달 들어 불과 5거래일 만에 빠르게 이탈한 셈이다.
매도는 반도체 종목에 집중됐다. 이날까지 삼성전자는 누적 1조 8804억원, SK하이닉스는 3조 5788억원 규모로 팔렸다. 외국인의 이달 전체 순매도액 가운데 약 75%가 이 두 종목에서 발생했다. SK하이닉스는 4~5일 이틀간 2조7000억원 넘게 팔린 데 이어 6일 4660억원, 7일 1850억원이 추가로 매도됐다. 삼성전자 역시 4일부터 나흘 연속 매도세를 이어가며 오늘1230억원 규모를 더 팔았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81% 내린 3953.76으로 마감했다. 오후 들어 낙폭을 넓히며 39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코스닥도 2.38% 하락한 876.81로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가 이어지며 지수는 이틀째 약세를 이어갔다.
지수 하락 불안감에 공매도 거래도 급증했다. 지난 5일 기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총 1조9072억원(코스피 1조5790억원, 코스닥 3282억원)으로 2023년 7월 이후 가장 많았다. 공매도 재개 7개월 만에 외국인 비중이 67%를 넘어서며 시장 불안 심리가 확대됐다. 시장에선 주가가 고점에 근접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시세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공매도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AI 관련주의 단기 급등세가 진정되면서 향후 주가 조정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하락에 베팅하는 포지션을 확대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공매도 확대로 단기 조정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외국인 매도를 AI관련주의 단기 조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메가이벤트가 지나간 만큼 추가적인 호재가 있을 때까지 외국인의 차익실현이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환율은 외국인 수급 회복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에 근접하면서 외국인 자금의 유입 여건이 한층 악화됐다"며 "공매도와 차익실현이 겹치면서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