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전력 등 사업 스펙트럼 확대
에너지 밸류체인 연계는 해결 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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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회사는 재무체력을 끌어올리며 배터리 등 성장 사업을 키우는 데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다만 각 사업간 시너지라는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업계는 SK이노베이션과 E&S의 사업 연계가 본격화되는 시점이 본격적인 합병 법인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이달 SK E&S와의 합병 1주년을 맞았다. 대표적 성과는 조 단위 자금조달과 '캐시카우' 확보에 힘입어 재무체력을 키운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15조9803억원으로 나타났다. 합병 전인 지난해 3분기 12조5454억원에 비해 3조원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78%, 순차입금 비율은 74%로 안정적인 수준을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SK E&S로부터 부채 약7조5000억원을 승계받은 데다 그간 배터리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누적되면서 올해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이 203%까지 치솟았지만 반년 만에 200%대 미만으로 회복했다.
곳간은 채우고 빚을 관리할 수 있었던 배경엔 조 단위 자금조달이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부터 SK온 등 자회사 유상증자를 동원한 공격적 자금 확보에 나섰으며, 9월 말 SK이노베이션 E&S LNG 발전 자회사가 3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총 8조 원의 자금조달을 마무리했다.
아울러 SK E&S로부터 흡수한 사업들이 SK이노베이션의 현금 곳간 역할을 톡톡이 수행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3분기 기준 SK이노베이션 E&S 부문의 영업이익은 2554억원으로 SK이노베이션 전체 영업이익 5735억원 중 약 45%를 책임졌다.
결과적으로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등 성장 사업에 쏟을 투자 여력을 확보하게 됐다. 모회사의 재무체력을 배경으로 지난 1일 자회사 SK온과 SK엔무브가 통합한 합병 법인이 출범하며 그룹의 '리밸런싱'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다만 에너지 사업 간 '시너지'를 내겠다던 계획은 아직 실체를 드러내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다. SK이노베이션의 정유·석유화학·배터리 사업과 SK E&S의 LNG·전력·재생에너지 사업은 여전히 각 사업 부문으로 흩어져 각개 전투에 열중하고 있다.
업계에선 다양한 사업 안이 거론된다. 가령 SK이노베이션 E&S가 영위하는 재생에너지 사업과 SK온의 배터리 사업은 서로 긴밀히 연관되고, SK이노베이션의 트레이딩 역량은 SK이노베이션 E&S LNG 사업과 연계가 가능하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방면으로 사업 연계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에너지 분야 전 밸류체인을 아우르는 '토털 에너지 기업'으로의 도약이 최종 목표"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