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는 관심 식고, OTT는 '눈독'
|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현지시간) 열린 제77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 중계방송은 닐슨 기준 740만 명의 시청자 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690만 명) 대비 약 8% 증가한 수치로, 2021년(740만 명) 이후 최고 성적이다.
에미상 시상식은 미국 방송 업계의 최고 영예로 꼽히지만, 최근 몇 년간은 시상식 전반의 관심 저하와 함께 시청률 부진에 시달려 왔다. 팬층이 갈수록 분산되는 가운데 시상식이 시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런 흐름 속에서 올해 시청률 반등은 형식과 플랫폼 모두에서의 변화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시상식 중계는 지난 30년간 CBS·NBC·폭스·ABC 등 4대 지상파 방송사가 돌아가며 맡아왔으며, 2021년과 올해는 CBS가 중계를 담당했다. 특히 올해는 스트리밍 플랫폼인 '파라마운트+'에서도 동시 방송되면서 플랫폼 시청자 수가 2021년 대비 7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NYT는 "지상파와 스트리밍의 병행 전략이 새로운 시청자층을 끌어들였다"고 분석했다.
|
드라마 시리즈 부문에서는 미국 내에서 큰 인기를 끈 '더 피트(The Pit)'와 '세브란스: 단절(Severance)'이 수상 경쟁을 벌였다. '세브란스: 단절'은 최다 지명작(27개 부문)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실제 수상에서는 '더 피트'가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등 주요 부문을 석권하며 이변을 연출했다.
향후 시상식 중계를 둘러싼 전망은 엇갈린다.
내년부터 에미상 중계권은 경쟁 입찰에 부쳐질 예정이다. 하지만 기존 지상파 방송사들이 입찰에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미지수다. 최근 몇 년간 광고 수익 감소와 시청률 부진으로 CBS, NBC 등 주요 방송사들은 시상식 중계에 대한 열의를 점차 낮춰왔다.
반면, 넷플릭스·아마존·디즈니+ 등 스트리밍 플랫폼들은 시상식 중계를 브랜드 전략의 일부로 접근하고 있다. 자사 오리지널 콘텐츠의 수상 실적을 강조하고, 플랫폼 내 콘텐츠 경쟁력을 부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NYT는 "스트리밍 시대에는 중계 자체가 하나의 마케팅 도구가 되고 있으며, 에미상이 가진 상징성은 여전히 콘텐츠 플랫폼 간의 경쟁 자산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