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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가세… 보험금청구권 신탁 ‘빅3’ 경쟁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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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혁 기자

승인 : 2025. 09. 15. 18:05

삼성 압도적 1위·교보 추격, 한화 도전
규제 개선·수익자 확대 등 과제 남아

한화생명이 보험금청구권 신탁 상품을 출시하면서 생명보험 업계 빅3(삼성·교보·한화)의 경쟁 구도가 완성됐다. 생보업계 사망담보계약 잔액 중 절반을 넘게 갖고 있는 빅3의 경쟁 구도가 갖춰진 만큼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

보험금청구권 신탁은 사망보험금을 유족에게 일시에 지급하는 대신, 고객이 미리 설정한 조건과 시점에 따라 보험금을 분할·지연 지급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다. 지난해 말 금융당국이 사망보험금 청구 신탁을 보험사들이 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보험업계가 진출하기 시작했다. 한국 사회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고령층의 은퇴자산 관리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생명이 보험금 청구권 신탁 상품을 출시했다. 이에 생보업계 빅3의 청구권 신탁 시장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 보험금청구권 신탁 시장은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톱2 체제를 유지해 왔다. 이 외에도 미래에셋생명과 KB라이프, 흥국생명이 진출해 있지만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하고 있다. 사망 담보 계약(사망보험) 보유가 많은 대형사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쉬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곳은 삼성생명이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삼성생명의 보험금청구권 신탁 누적 계약 건수는 780건이고, 누적 계약 금액은 2570억원이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는 누적계약건수 1013건, 누적 계약 금액 3199억원을 달성했다. 삼성생명은 소속 컨설턴트를 통해 체계적인 고객 관리를 진행하고 있고, 패밀리오피스와 FP(재무설계사)센터 등 자산관리 조직의 전문 컨설팅 역량을 기반으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그 뒤를 교보생명이 추격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올 상반기 말 기준 보험금청구권 신탁 누적 계약 건수 554건과 누적 계약 금액 800억원을 달성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는 615건, 854억원을 기록했다. 교보생명은 '자산관리-상속집행-유산정리-절세전략' 등 네 가지 축을 아우른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미래에셋생명과 KB라이프, 흥국생명도 지난해 보험금청구권 신탁 시장이 열리자 보험금청구 신탁 상품을 출시했다. 미래에셋생명이 업계최초로 보험금청구권 신탁 상품을 출시했고, 흥국생명과 KB라이프가 뒤를 이어 보험금청구 특화 상품을 선보였다.

후발주자로 뛰어든 한화생명이 보험금청구권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생명(123조4561억원)의 사망보험 잔액이 삼성생명(236조6472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만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다만 시장이 더욱 활성화 하기 위해선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신탁 대상 범위 및 수익자 범위 확대가 주된 규제 개선의 골자다. 현재 보험금청구권 신탁 대상은 보험금 300만원 이상의 일반 사망보험이기 때문에, 향후 보험금액 기준을 낮춰 소비자의 참여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근 사실혼이나 동거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관계가 생기고 있는 만큼 수익자 범위도 넓혀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아울러 보험계약대출을 하게 되면 신탁계약이 무효가 되는데, 이에 대한 완화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보험계약대출을 받았다고 일률적으로 신탁계약이 무효가 되면 위탁자의 자금조달 수단을 지나치게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영경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험금청구권 신탁의 도입으로 국내 신탁시장이 확대되고, 가계자산의 안전한 관리와 유족 보호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보험금청구권 신탁의 활성화를 위해 법령상 허용범위를 확대하고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데에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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