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흑자 경제주체 최저 관세율 15% 한·일·EU 경쟁 치열
FT "트럼프, 미 시장 영향력 이용, 미국에 유리한 세계 무역체제 전환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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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서명한 행정명령의 부속서에 따르면 68개국과 유럽연합(EU) 등 총 69개 경제주체 중 영국과 영국령 포클랜드제도, 그리고 브라질 3개 주체에 기본 관세 10%, 한국·일본·유럽연합(EU) 등 40개 주체에 대(對)미국 무역 흑자 주체에 대한 최저 관세율인 15%, 그 외 26개국엔 15% 상회 관세율이 각각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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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관세율 대비 상호관세율 차이, 미국 시장 점유율 변화에 영향
다만 브라질에 대한 관세는 '브라질의 트럼프'로도 불렸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정부의 형사 기소 등을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이 40%를 추가 부과해 50%가 된다.
아울러 주로 미국과의 교역량이 미미해 부속서에 없는 경제 주체에 대해선 기본 관세 10%가 적용된다. 중국(30%+α)·캐나다(35%)·멕시코(25%)는 별도 행정명령을 통해 관세를 부과받고 있어 이번 상호관세 행정명령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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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7월 30일 25%의 상호관세율를 통보하면서 러시아산 에너지를 구매할 경우 추가 페널티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한 인도는 지난해 트럼프 대선 캠프의 제이슨 밀러 선임고문을 영입했지만, 인도가 미국 수출업체에 시장을 충분히 개방하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FT는 보도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인도의 제안을 제시할 때마다 더 강하게 협상하라고 퇴짜를 맞았다고 이 문제에 정통한 인사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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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의 무역협상 결과를 두고 각 경제주체는 유불리 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대미 무역 흑자 경제주체 가운데 15%의 최소 관세율을 적용받는 한국·EU·일본 등을 미국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주체는 지난해 미국의 주요 교역국 가운데 영국보다는 불리하지만, 멕시코(25%)·캐나다(35%)·중국(30%+α)·인도(25%)·대만·베트남(이상 20%)보다는 유리한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2022년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한국 1.75%·EU 2.4%·일본 1.72%·대만 2.5%·인도 2.99%·베트남 4.63%·영국 1.32% 등이었고, 자유무역협정(FTA)인 무역협정 USMCA 체결국인 멕시코는 0.9%, 캐나다는 0.8%의 관세율을 각각 적용받았다.
기존 평균 관세율과 오는 7일부터 적용되는 상호관세율 차이를 계산하면 향후 외국산의 미국 시장 점유율 변화를 추산할 수 있다.
특히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부터 이어져 온 약 20%의 관세율 부과로 미국의 3대 교역국으로 전락한 중국이 오는 12일 끝나는 90일간의 관세전쟁 '휴전'을 다시 90일 추가 연장하기로 잠정 합의하면서 협상 결과에 따라 미국 시장 점유율을 다시 확대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아울러 '휴전' 기간에도 중국산의 점유율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무관세였던 한국산 자동차(화물자동차 제외)의 경우 일본·EU산과 같이 15% 관세율을 적용받지만, 일본·EU산이 2.5%에서 12.5% 인상된 것을 감안하면 미국 시장 경쟁력이 일부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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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투자자 안심감 담당 베선트 재무장관, 트럼프 메신저 역할 러트닉 상무장관, 노련한 협상가 그리어 USTR 대표
이 같은 새로운 미국 시장의 변화 가능성과 관련, 한 미국 고위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시장의 영향력을 이해하고, 그 힘을 이용해 미국 노동자와 그들의 가족에 더 유리한 세계 무역체제로 전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고 F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은 러트닉 장관과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그리고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역할 분담 속에서 진행됐다.
사교적인 월스트리트 금융가 출신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합의를 전달하는 임무가 맡은 러트닉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 타결의 에너지를 협상장에 가져왔고, 베테랑 무역 전문 변호사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USTR 대표를 지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의 비서실장 출신인 그리어 대표는 노련한 무역 협상가로서 회담에 임했다고 FT는 전했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과의 협상을 담당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 방식에 때때로 우려를 표명하는 글로벌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는 대변자 역할을 했고, 일선 협상에는 덜 관여했지만, 중요한 무역 합의 장소에는 함께 했다고 이 신문은 알렸다.
실제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한국 무역협상 대표단을 면담한 후 무역협상 타결을 선언한 백악관 협상장에 배석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