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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 AI칩 H20 중국 수출 허용하면서 내세운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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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7. 16. 07:02

H20, 중국 수출 허가에 엔비디아 주가, 4.04%↑
베선트 재무·러트닉 상무장관 "중 희토류 수출통제 해제와 맞교환"
러트닉 "중 수출 H20, 네번째 저사양...중, 미 기술 의존 지속하게 해야"
NVIDIA-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4월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백악관에서 진행된 '미국 투자' 행사에서 젠슨 황(중국명 황런쉰·黃仁勳)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로이터·연합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인 H20 칩의 중국 수출을 허가하기로 결정한 배경에는 중국과 합의한 대(對)미국 희토류 수출통제 해제가 있다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이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아울러 러트닉 장관과 트럼프 행정부의 AI·가상화폐 정책 차르(czar·제정 러시아 황제·최고 책임자) 데이비드 색스는 중국 화웨이(華爲)가 중국과 세계의 AI 반도체 시장 장악을 막기 위해 엔비디아가 저사양 AI 반도체를 중국 등에 팔 수 있어야 한다면서 젠슨 황(중국명 황런쉰·黃仁勳)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논리를 그대로 수용했다.

China Nvidia
젠슨 황(중국명 황런쉰·黃仁勳)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월 19일 대만 타이베이(臺北)의 국립대만대학에서 행한 '컴퓨텍스 타이베이 2025'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AP·연합
◇ AI 반도체 H20, 중국 수출 허가에 엔비디아 주가, 4.04% 상승...시총 4조1620억달러, 애플과 1조달러 격차

앞서 황 CEO와 엔비디아는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중국에 대한 H20 칩 수출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이날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4.04% 오른 170.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도 4조1620억달러로 불어나 한때 시총 1위였던 애플(3조1230억달러)과는 1조달러 이상으로 격차를 벌렸다.

이와 관련, 러트닉 장관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중국과 (희토류) 자석 합의를 하면서 우리는 중국에 칩을 다시 팔기 시작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도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그건 우리가 제네바와 런던에서 활용한 협상 카드라고 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협상에서 H20 수출통제를 논의했다면서 "중국은 우리가 원하는 것들을 갖고 있었고, 우리는 중국이 원하는 것들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중은 베선트 장관·러트닉 장관·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중국 허리펑(何立峰) 국무원 부총리·왕원타오(王文濤) 상무부장·리청강(李成鋼)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 등이 6월 9~10일 영국 런던에서 진행한 2차 무역 협상에서 중국의 대미 희토류 수출통제와 미국의 대중국 수출통제 일부의 해제를 맞교환하기
로 합의했다.

ISRAEL-TECH/NVIDIA
이스라엘 북부 요크네함 하이테크 파크의 엔비디아 건물로 7월 9일(현지시간) 찍은 사진./로이터·연합
◇ 베선트 재무·러트닉 상무장관 "중 희토류 수출통제 해제와 H20 수출 허가 맞교환"
러트닉 "중 수출 H20, 엔비디아의 네번째 저사양...중, 미 기술 의존 지속하게 해야"

앞서 중국중앙TV(CCTV)는 황 CEO가 이날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우리의 수출을 승인해 출하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제 중국 시장에 H20을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 측은 전날 저녁 이런 내용을 자사 블로그를 통해서도 공개하면서 "미국 정부에 H20 판매 재개 허가를 신청해 곧 제품 공급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CEO는 컴퓨터 그래픽과 디지털 트윈, AI를 전용으로 설계된 'RTX 프로'라는 새로운 그래픽카드를 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고, 이는 현재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를 완전히 준수하는 사양의 중국 전용으로 설계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러트닉 장관은 대(對)중국 수출이 허가된 H20이 최신이 아닌 엔비디아의 네번째 성능의 제품이라서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중국이 미국의 '기술 스택(technology stack·시스템·프로그램 개발 때 기반 기술·프로그램)'을 계속 사용하는 게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이 네번째 저사양 제품(fourth one down)을 계속 사용하길 원한다"며 "중국이 여전히 미국의 '기술 스택'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 이를 사용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젠슨 황
젠슨 황(중국명 황런쉰·黃仁勳)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4월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국 투자 계획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AP·연합
◇ 젠슨 황 CEO, 트럼프 만나 "중 AI 지배 막으려면 엔비디아 칩 전 세계 대부분 지역 자유 판매 허용해야" 설득

칩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한 중국보다 한단계 앞선 H20 판매를 허용해 중국이 계속 미국산을 구매하도록 해야 한다는 논리로 중국 기업이 자국 인프라에 투자하지 않도록 중국에 칩을 계속 판매해야 한다는 황 CEO의 평소 지론을 그대로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 CEO는 10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자사가 중국과의 거래를 계속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중국 내 AI 인재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이 회동에 정통한 인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황 CEO는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 대신 AI 분야를 지배하려면 엔비디아가 전 세계 대부분 지역에 기술을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했고, 러트닉 장관과도 이와 비슷한 주제를 논의했다고 인사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중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참석한 한 행사에서 황 CEO를 "내 친구"라고 부르고 엔비디아의 지배적 시장 점유율을 칭찬하기도 했다.

◇ 트럼프 AI·가상화폐 차르 색스 "화웨이, 세계 AI 칩 시장 장악 막으려면 엔비디아 저사양 반도체 중국 등에 판매해야"

색스도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화웨이가 중국과 세계의 AI 반도체 시장 전체를 장악하고, 그 수익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막으려면 엔비디아가 저사양 AI 반도체를 중국과 다른 나라에 팔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색스는 "화웨이가 훨씬 더 경쟁력이 생기고 있는데, 화웨이에 중국 시장 전체를 넘기면 화웨이의 연구개발(R&D)을 엄청나게 보조하게 된다"며 "다른 나라들이 미국 기술을 구매하지 못하게 하면 그들을 중국의 품 안으로 밀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미국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이 가능하게 하고, 그들의 손을 묶지 않고, 방해하지 않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이건 제로섬 게임이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은 엔비디아 같은 우리 기업이 아니면 화웨이 같은 중국 기업이 갖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다른 나라들이 AI 반도체뿐만 아니라 반도체를 구동하는 운영체계, 데이터센터에 있는 AI 모델 등 첨단기술에서 미국산을 사용하길 바란다면서 이를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에 비유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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