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회원수는 ‘빅3’, 수익성은 4위
8개월째 이어지는 임단협 결렬… 노조 “조 내정자, 직원들과 소통 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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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현대카드는 임원추천위원회를 열고 조창현 카드영업본부장(전무)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임기 만료 8개월을 앞두고 사의를 표한 김덕환 대표의 자리를 대체하기 위함이다. 조 내정자는 임시주총을 거쳐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이후 현대카드는 정태영 부회장과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하며, 조 내정자는 카드 부문 대표로서 카드의 성장을 이끌어가는 선봉장 역할을 하게 된다.
조 내정자는 1970년생으로 서울시립대를 졸업해 1996년 삼성카드에 입사하며 처음 카드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2004년 현대카드에 입사해 실무자부터 PLCC본부장, GPCC(범용신용카드)본부장, 금융·법인사업본부장, 카드영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조 내정자가 발탁된 데에는 PLCC 관련 위기에 대응하기 위함이라는 업계의 분석이 나온다. 조 전무는 PLCC본부장 재임 당시 파트너사를 늘리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기존 파트너사와의 관계 강화와 상품·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집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추위는 조 내정자에 대해 "카드 비즈니스의 핵심 영역을 두루 거치며 풍부한 경험과 실무 역량을 축적했다"며 "영업 실적을 달성하면서도 탁월한 리스크관리 역량을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조 내정자는 약화된 PLCC 입지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덕환 대표의 조기 사임 이유가 실적 부진과 함께 스타벅스와의 PLCC 협업을 이어나가지 못했기 때문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재계약 관련 협의 중"이라고 일축했지만, 업계에서는 단독 협업 관계가 끝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규모 대비 좋지 못한 수익성 개선도 중요하다. 현대카드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614억원으로 전년 동기(638억원) 대비 3.8%로 감소했다. 같은 시기 영업수익이 8966억원으로 9.3% 늘었지만, 영업비용이 8168억원으로 10.7% 불었다. 현대카드는 카드업계 빅3에 해당하는 개인신용판매 점유율과 회원을 갖고 있음에도 순이익은 빅3에서 밀려나 있다. 영업비용 증가세가 가파른 만큼 업무 효율화를 통한 비용 축소를 통해 수익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노조와 협상도 주요 과제중 하나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12월부터 8개월째 임금 및 단체협상을 진행했다. 지난달에는 19차 임단협이 진행됐지만 결렬됐다. 노조 측에선 임금 인상률 7%, 기본급과 성과급 비율 개편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에서는 매니저급 이하 직원에겐 2.5%, 시니어 직급에겐 2% 인상을 제시하며 평행선을 달렸다.
다만 현대카드 노조 측에서 조 내정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점은 원활한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현대카드 노조 관계자는 "조창현 전무는 직원들과 소통을 잘하는 임원이고 PLCC나 GPCC 등 카드 영업 부분 두루 거치면서 인망이 두터운 사람"이라며 "정식으로 발령이 나면 인사하는 자리를 마련해 노조의 입장을 전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