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마켓파워] 몸값 4조→6000억대로 ‘뚝’…컬리, 멀어지는 IPO의 꿈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biz.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527010013782

글자크기

닫기

정문경 기자

승인 : 2025. 05. 28. 06:00

10년만 첫 흑자에도 부채비율 763%
재무건전성 불안에 기업가치 떨어져
유통 유니콘 무신사 3.4조와도 비교
basic_2024
Print
한때 4조원까지 몸값을 인정받았던 컬리가 기업공개(IPO) 재추진 일정이 감감무소식이다. IPO가 미뤄진 사이 컬리의 장외시장에서 시가총액은 60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 단순 비교하면 6분의 1로 감소한 것이다. 컬리가 원하는 기업가치와 현재의 기업가치의 괴리로, IPO는 더욱 멀어졌다. 새벽배송의 원조라는 타이틀로 출범 8년 만에 매출 2조원을 달성한 컬리가 시장의 외면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장에선 컬리가 재무건전성과 수익성 부문에서 다른 유통 유니콘 기업인 무신사와도 비교되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27일 장외주식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컬리 비상장 주식의 1주당 거래가격은 1만4000원대로 형성돼 있다. 컬리가 발행한 주식수는 4225만4644개인데, 이를 고려하면 시총은 약 6000억원이다. 유니콘 기준인 기업가치 1조원도 충족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컬리는 2021년 12월 프리IPO 시절 기업가치 4조원대를 인정받았으나, 2023년에는 2조9000억원대로, 현재는 600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비상장 거래 주가로 몸값을 판단하는 건 다소 무리가 있지만, 해당 기업을 평가하는 데 있어 하나의 지표로서 눈여겨볼 가치는 있다.

사실 컬리가 장외시장에서 주가가 크게 떨어진 건 IPO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IPO를 위해선 기업 규모와 경영성과, 영업활동 기간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가장 기본이 되는 자료가 회사의 재무제표다.

특히 컬리는 자본건전성이 다소 불안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컬리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763%다. 이는 자기 자본보다 7배 이상 빚을 지고 있다는 의미를 뜻한다. 통상 부채비율 200%가 넘으면 부실 징후로 판단한다. 컬리의 1분기 총 부채는 7219억2930만원, 총 자본은 945억6397만원을 기록했다.

컬리22
부채비율은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23년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342%였고, 지난해 1분기 말엔 582%를 기록했다. 올해는 약 181%포인트가 더 늘어났다. 이처럼 재무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다 컬리는 설립 이후 9년간 연속 적자 기록을 썼다. 컬리의 기업이 자본을 이용해 얼마 만큼의 이익을 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지난해 말 기준 -75.2%나 된다. ROE는 높을수록 재무 건전성이 높다고 평가하는데, 보통 기업들이 10% 달성을 하면 매우 건전하다고 평가된다.

이는 유통 유니콘 기업으로 같이 거론되는 무신사와도 비교된다. 무신사는 비상장시장에서 시가총액 3조4000억원대로 형성되며, IPO 기대주로 꼽히고 있다. 무신사의 지난해 말 기준 총 자본은 7628억원, 총 부채는 1조392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82%였으나, 올해 1분기에는 자본 7557억원, 부채 1조2540억원으로 조정되며 부채비율은 166% 수준까지 낮아졌다. 지난해는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80억원대 적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1028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다만 컬리는 지적 받아온 재무건전성, 수익성 등 여러 지표 개선을 목표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7억6100만원으로 창립 10년 만에 첫 흑자를 냈고, 지난해 처음으로 조정 상각전 영업이익(EBITDA)흑자 137억원을 달성했다. 자체 영업 활동으로 벌어서 쓸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컬리는 "상장 시기 등 관련해 정확하게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내부적으로 수익성, 매출 등을 성장시키는 게 목표이고, 외부 상황을 주시하면서 기회를 보고 있다. 투자를 받으면서 계약 조항에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은 없기 때문에, 당장 IPO를 급하게 추진하지도 않을 것이란 게 업계 시각이다.

컬리는 2018년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2019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게 목표였다. 하지만 상장 요건을 맞추지 못하면서 일정이 미뤄졌고, 2021년 7월 다시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JP모간으로 주관사를 선정했다. 2022년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까지 통과했지만 경기 침체로 투자 심리가 악화되면서 2023년 1월 상장 계획을 연기했다. 컬리의 장외시장 주가가 크게 조정된 시기와 겹친다.
정문경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