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美 관세 폭탄 투하, 中 가용 카드 총동원령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biz.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409010005725

글자크기

닫기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04. 09. 17:21

美 104% 관세 폭탄 9일부터 발효
중국도 직진의 치킨게임 공언
中은 불리하지 않다 판단한 듯
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미국이 9일(현지 시간)부터 무려 104%의 대중 관세 폭탄 투하를 결정하자 중국도 상정 가능한 카드를 총동원해 대응할 것이 확실해지고 있다. 글로벌 경제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칠 양국의 치킨게임은 이제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고 해야 할 것 같다.

clip20250409171728
미국과 중국의 치킨게임으로 비화한 관세전쟁을 단적으로 설명하는 한 매체의 만평. 중국은 이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 동원 가능한 모든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환추스바오(環球時報).
미중 관계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들의 9일 전언에 따르면 양국이 자존심을 건 관세 및 무역전쟁은 일단 현실이 됐다고 단언해도 괜찮을 것 같다. 양국 모두 협상보다는 물러서지 못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천명하면서 결국 정면충돌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양국 모두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될 것이 불가피한데도 양패구상(兩敗俱喪·양쪽 모두 망함) 상황을 감내하겠다고 결정했다고 볼 수 있다.

하기야 당하는 중국 입장에서도 속으로는 은근히 협상을 원하기는 하나 이미 칼을 뺀 입장이라 직진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임전무퇴를 부르짖고 있다. 진짜 총동원령을 내리지 않는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동원 가능한 카드들을 살펴보면 우선 미국산 농산품의 관세 대폭 인상 방안을 꼽을 수 있다. 관영 신화(新華)통신이 8일 "미국만 일방적으로 중국을 압박할 수는 없다. 중국은 미국의 부당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최소 6개의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는 요지의 주장을 편 것을 보면 진짜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해야 한다.

미국 기업의 중국 내 조달 참여 제한이나 법률 자문 등의 업무 협력 차단 조치들도 거론할 수 있다. 중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외국 기업들에 대한 자문 경력 20여 년을 자랑하는 베이징의 변호사 쉬민다오(徐敏道) 씨가 "외국 기업들이 처음 중국에 진출할 때는 법적인 도움을 중국의 전문가들로부터 받아야 한다. 미국 기업들이라고 예외가 될 수 있겠나? 지금까지 줄곧 그렇게 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 달라질 수 있다"면서 미국 기업들이 자국의 관세 및 무역전쟁 발동으로 인해 받을 불이익을 우려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해야 한다.

'좀비마약' 펜타닐의 미국 유입 차단에 필요한 협조를 잠정적으로 거부하는 방안 역시 빼놓을 수 없을 듯하다. 현 상태에서는 중국이 굳이 협조적으로 나갈 이유가 하나도 없다.

WTO(세계무역기구) 제소 방안을 만지작거린다거나 대미 공동 대응 전략 마련을 위해 유럽연합(EU)과 7월에 정상회담을 가지기로 한 사실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무궁무진한 대미 보복 카드의 일부분이라고 단언해도 괜찮다. 미중의 정면충돌과 연이은 치킨게임의 도래는 이제 분명한 현실이 됐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