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업계에 생성형 AI 바람이 불면서 AI 기술 도입이 단순히 개발 편의성을 높이는 단계를 넘어, 실제 게임 플레이 경험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제 NPC(Non-Player Character)는 정해진 스크립트만 읊는 조연이 아니라 플레이어와 대화하고 함께 행동하는 스마트 캐릭터로 진화하고 있으다. 여기서 더 나가아 보스 몬스터 등 공략 패턴을 스스로 학습해 예측 불가능한 전략적 도전을 제공한다.
또 스토리텔링 방식이나 이용자 커스터마이징에도 AI가 개입하면서 게임 세계의 상호작용과 콘텐츠 생산 구조가 바뀌고 있다.
◆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NPC의 등장 | | 1 | |
크래프톤의 신작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inZOI)에는 사람처럼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AI NPC, 일명 '스마트 조이' 시스템이 도입됐다.
인공지능 캐릭터 기술인 CPC(Co-playable Character)를 활용한 스마트 조이는 기존 NPC처럼 정해진 스크립트에만 반응하지 않고, 플레이어의 행동과 상황을 인지해 유연하게 대화하고 대응한다.
예를 들어 스마트 조이 기능 중 하나인 '사려 깊은' 성격을 가진 조이는 길에서 배고픈 사람을 보면 제과점에서 빵을 사다가 건네주는 등 인간적인 동정심과 자발적 행동을 보이는 것.
이러한 자율 AI NPC의 도입으로 인해 '인조이' 속 시민들은 각자 400가지 이상의 정신 요소 조합을 바탕으로 자유의지로 행동하며 살아가게 되었고 플레이어는 마치 실제 사람들과 소셜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듯한 생동감 있는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크래프톤은 이러한 스마트 NPC 구현을 위해 엔비디아의 에이스(ACE) 기술과의 협력을 선택했다. CES 2025에서 크래프톤은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 CPC 기술을 공개했는데, 이는 게임 내에서 이용자와 상호작용하는 AI 캐릭터를 만드는 기술로서 생성형 AI를 결합해 NPC 대화 능력을 고도화한 것이다.
인조이의 스마트 조이는 바로 이 CPC로 구현된 사례로, 나이·성격·상황에 따른 인간적 행위를 보여주며, 실제 사람처럼 동정심을 발휘하거나 주변 NPC와 자연스러운 대화 및 협력까지 가능하게 됐다.
이러한 기술 덕분에 인조이 속 도시 시뮬레이션은 예상치 못한 사건 전개와 소문·유행·질병의 전파 등 현실과 흡사한 사회 현상까지 게임 내에서 일어나게 되고 플레이어는 정형화된 퀘스트보다는 자연발생적 스토리를 경험하게 된다.
◆ 예측 불가능한 스스로 학습하는 보스전 | | 1 | |
위메이드가 개발 중인 MMORPG 미르5에서는 기존 상식을 깨는 AI 보스 '아스테리온'이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보통 게임 보스전은 미리 정해진 패턴 반복에 불과해, 공략법만 알면 난이도가 급격히 낮아지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아스테리온은 머신러닝 기반의 고도화된 AI를 탑재해 플레이어들의 행동 패턴을 스스로 학습하며 전투를 거듭할수록 더욱 정교하고 진화된 공격을 펼친다.
진화된 '아스테리온'은 공략 파티 구성과 캐릭터 직업, 사용 무기 정보를 실시간 분석해 우선 타격 대상을 선정하고, 과거 유사한 전투에서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플레이어를 이길 최적의 다음 행동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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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패턴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대응하기 때문에, 매번 같은 전략으로는 이길 수 없는 예측 불가능한 보스전이 구현된 것. 이용자들은 매번 새로운 전략을 세워 ‘아스테리온’에 도전해야 하며, 이를 통해 더 큰 재미와 몰입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지난 1월 위메이드 공식 채널에서 공개된 AI 보스 영상에서도 아스테리온은 플레이어에게 다양한 공격 패턴은 물론, 전투 도중 플레이어의 전략 변화에 맞춰 즉각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줘 게이머들을 놀라게 했다.
유저들은 "이상이 실현될것같은 느낌이 든다", "위메이드 올해 사고 치겠네요. 멋지다", "공략이 진짜 재밌겠다" 등 반응을 보이며 새로운 도전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미르5의 AI 보스는 엔비디아의 ACE 기술을 활용해 위메이드 자회사 위메이드넥스트와 공동 개발되고 있다.
◆ 게임 만드는 방식까지 바꾼 AI, 콘텐츠 ‘생성’하며 창작 생태계 확장 | | 1 | |
AI 도입은 플레이 경험뿐 아니라 게임 제작 방식 전반에도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생산성’이다.
엔씨소프트는 자체 언어 모델 ‘바르코’를 기반으로 생성형 창작 도구 ‘바르코 스튜디오’를 개발 중이며, 이를 통해 텍스트·아트·오디오 등 게임 개발 전 과정의 효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또 AI는 이용자 생성 콘텐츠(UGC)에도 적용돼, 사진 한 장으로 3D 오브젝트를 만들거나 플레이어가 직접 게임 아이템을 제작하는 창작 생태계 확장으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