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64조, 최대 120조 원 규모
산업계 전반도 대부분 비슷, 공포 확산
|
중국 전기차 업계 정보에 밝은 베이징 경제 소식통들의 2일 전언에 따르면 BYD는 지난해 약 400만 대 전후의 전기차를 전 세계에 판매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시장 점유율이 23% 전후로 한때 글로벌 업계 1위 테슬라를 2배 이상 차이로 압도했다고 볼 수 있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외형상으로는 거의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다.
7759억 위안(元·155조1000억 원)을 기록한 매출액 역시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375억 위안을 기록한 영업 이익은 상당히 불만족스럽다고 해야 한다. 이익률이 매출액의 채 5%에도 못 미치면서 10% 전후인 테슬라에 한참 뒤처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가성비 전략으로 판매량을 대대적으로 늘려가는 만큼 당분간 상황의 개선도 어렵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현실에서 부채가 부담이 되지 않는다면 크게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상황은 심각해진다고 단언해도 괜찮다. 우려는 일찌감치 현실이 된 것으로도 전해지고 있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중국 유력 매체들이 최근 BYD의 발표를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의 부채는 277억 위안에 불과하다. 부채라고 보기에는 아주 소박하기만 하다.
|
BYD가 절묘한 회계 처리를 통해 숨긴 빚이 막대할 것이라는 사실은 300여 개 전후에 이르는 중국의 전기차 업체들의 총 부채가 무려 1조2000억 위안에 이른다는 통계를 상기하면 어느 정도 증명된다고 할 수 있다. 전기차 업체들의 일상이 파산이라는 자조가 업계에 만연해 있는 것은 진짜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문제는 이 심각한 상황이 이미 오래 전부터 중국 산업계 전반의 현실로 굳어졌다는 사실에 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굳이 긴 설명을 할 필요도 없다. 중국 전체 기업들의 총부채가 GDP(국내총생산)의 3배 이상인 400조 위안에 이른다는 매체들의 보도만 종합해도 잘 알 수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추산액인 200조 위안보다 2배나 많다. 매체들이 다소 오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지는 몰라도 중국 기업들의 총부채가 200조 위안 이상이라는 사실은 불변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현재 중국 경제는 상당히 어려운 국면에 내몰려 있다. 정부 당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양적완화(통화공급 확대)에 눈을 돌리는 것과는 달리 기업들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후과는 분명해진다.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파산의 포비아'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 BYD가 지고 있는 부채 규모만 봐도 중국 산업계가 직면한 '빚 공포'는 이제 현실이 되고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