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항해…한산도함 오디세이'는 저자가 해군사관학교 생도의 순항훈련에 동행해 호주, 뉴질랜드, 피지를 거쳐 하와이까지 태평양의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며 경험하는 감탄과 대한민국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설득을 담았다.
저자 박길성 고려대학교 명예교수는 동해를 보며 자란 유년 시절부터 수평선 너머를 꿈꿨다. 사회학자로 평생을 살았던 저자가 예기치 않았던 순항훈련에 합류해 마주한 태평양은 학문의 개념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세계였다.
저자는 순항훈련함이라는 독특한 공간에서의 여정에서 경험한 자연을 예찬하고, 함대 공동체에 대한 애정 어린 감탄을 담았다. 자연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사회학자로서 인간 사회를 과학적으로 탐구해 온 저자의 통찰을 덧붙여 내용에 깊이를 더했다. 탁 트인 바다며 기항했던 곳의 풍경을 독자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풍부한 사진 자료와 함께 생생하게 전달한다.
저자는 그저 바라보는 것을 넘어, 배 위에서 거친 파도를 몸으로 느꼈다. 태평양의 광활함, 개념으로만 인식하고 있었던 적도를 건너며 바라본 잔잔한 바다, 지도 위에서만 보았던 날짜변경선을 실제로 넘어가며 항해일지에 같은 날짜를 다시 적어 넣었던 순간…. 직접 바다를 항해하며 경험한 순간들은 담담한 서술을 통해 생생하게 전한다.
저자는 바다에서 지내는 것이 이미 일상이 된 이들이 보여주는 태도에서 삶의 지혜를 읽어내기도 했다. 생도들에게 강연을 하고 대화를 나누며 그들이 나아갈 미래를 이야기한 부분에는 애정 어린 시선과 희망이 가득 들어차 있다. 무풍지대인 적도를 항해한 경험에선 발전의 동력을 잃은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이야기한다.
대한민국은 바다를 개척하고 해양국가로 나아가야 한다. 저자는 태평양에서 보낸 시간을 미래를 보는 시간이었다고 표현했다. 항해하며 좌표를 확인하는 것이 나아갈 방향을 찾기 위함이듯, 이 책은 여정을 기록한 여행기이자 성찰을 담은 명상록으로서 미래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제시한다.
저자는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문과대학장, 대학원장, 교육부총장을 역임했다. 미국 유타주립대 겸임교수, 세계한류학회 회장 및 이사장, 한국사회학회 회장으로 활동했다. 현재 고려대 사회학과 명예교수이며, 푸른나무재단 이사장, 삼성호암상 위원을 맡고 있다. 대한민국 해군발전자문위원이다.
나남, 24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