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층만 혜택 누려… 北인권대사 임명 제고 강력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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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북송피해자연대와 탈북인권단체장 36명, 인권피해자 탈북민 2700명은 이날 성명에서 "이서현 씨의 북한인권대사 임명 제고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외교부가 탈북민 이서현 씨를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에 임명하는 단수 검증에 들어갔다는 뉴스를 접하고 커다란 실망과 충격을 받았다"며 "이 씨는 탈북민과 북한 주민의 인권을 대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씨는 북한에서 일반 주민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특권 중의 특권, 고위층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을 누렸다"며 "이는 그가 북한의 인권 피해자가 아니라 체제의 혜택을 받은 가해자 그룹에 속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외교부 소속의 북한인권대사는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과 인지도를 지닌 민간 인사가 외교 활동을 할 수 있는 '대외직명대사'다. 지난 2016년 시행된 북한인권법에 따라 정부는 북한인권대사를 임명할 수 있다. 이신화 전 북한인권대사는 지난 7월 18일 2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 후 북한인권대사직은 아직까지 공석이다.
평양에서 태어난 이 씨는 '김정은의 금고지기'로 불리는 북한 노동당 39호실 고위 관리 리정호 씨의 자녀다. 김일성종합대학 외국어문학부를 다니다가 대흥무역총회사 지사장에 임명된 부친을 따라 중국으로 거취를 옮긴 뒤 대련 소재 동북재경대학에서 학위를 받았다.
조선노동당 39호실은 김정은 정권의 외화벌이 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공식적으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국 소속이지만 '김정은 비자금' 조성은 물론 관리하는 조직이다. 39호실은 북한은 물론 해외까지 산하에 방대한 조직체를 갖추고 있는데, 각종 총국, 지도국, 무역회사, 은행, 기업소 등으로 구성돼 있다.
단체는 과거 이 씨가 북한 고위층의 특권을 지적한 탈북민들에게 '자신만이 인권을 말할 수 있다는 인권 피해 특권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적반하장의 행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탈북민 출신 인권대사는 유창한 외국어 실력이 아니라 자신의 삶 자체가 북한인권을 상징할 수 있는 인물, 탈북민 사회가 공감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인물로 선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성명서엔 지명희 강제북송피해자연대 대표, 장세율 겨레얼통일연대 대표 등 36개 탈북민단체와 2700여 명의 탈북민이 참여했다.
이 씨 가족은 2014년 한국으로 탈북한 뒤 2016년 미국으로 망명했다. 이 씨는 올해 컬럼비아대학교 국제공공정책대학원(SIPA)을 졸업하고 현재 매케인 연구소에서 글로벌 자문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아울러 유튜브를 통해 북한의 인권 실태를 고발하는 등 북한인권 운동가로도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