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분쟁 격화 가능성에 공개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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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10월 무인기 사건을 계기로 한국을 확실히 적대시 하는 모습이 보인다"며 "이것이 일정 수준 쌓이면 적절한 시간에 헌법을 더 공개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또 북측이 아직 주민들을 충분히 설득하지 못해 개정 헌법을 공개하지 않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북한은 통일이 정체성인데 통일을 대체할 만한 이야기거리가 없었다고 본다"며 "아직까지 (적대적 두 국가로 가야 할) 명분을 제대로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주민 통제를 강화하고 남북 분쟁으로 격화할 가능성에 부담을 느껴 개정 헌법 전문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적대국가 명시 개정 헌법의 요약 또는 완성본 미공개는 과거 관례 측면도 있지만, 공개시 서해 국경선 분쟁화에 대한 부담으로 보인다"며 "국제법적 이슈화로 남북, 남북중 분쟁으로 격화 가능성에 부담을 느낀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성묵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적대 세력이 군사 도발을 하고 있다며 책임을 전가하고 논리를 만드는데 시간이 걸렸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헌법 개정안을 전면 공개했을 때 북한 주민들의 혼란과 동요를 일으킬 가능성을 우려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북한 헌법 개정에서 영토는 구체적으로 규정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토 분리로 국가 간 국경체제를 설정하면 정전협정이 무력화된다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북한은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헌법을 개정했지만, 남북 관계 및 통일 등에 대한 내용이 어떻게 변경됐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헌법을 개정하면서 통일 표현 삭제, 영토 조항 신설, 한국을 '제1의 적대국'으로 교육한다는 내용을 반영하라고 연초에 주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