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11일 열상감지장비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무인기 형상 물체와 무인기가 살포한 대북전단 사진을 공개하며 남측 소행이라고 비방했다. 하지만 사흘 연속 무인기 기체 사진 등 명백한 후속 근거는 내놓지 못하고 막말만 쏟아냈다. 이에 따라 평양 상공에 날았던 무인기는 북한 내부 반(反)정권 세력의 소행이거나 북측의 자작극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북한이 무인기가 살포했다고 공개한 '삐라'는 기존에 한국 민간단체들이 보냈다는 대북 전단과는 내용과 양식이 상이하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북한이 공개한 전단사진을 흐리게 처리해 내용이 명확히 식별되지는 않지만, 북한이 무기를 구매하는 돈으로 살 수 있는 식량이 얼마나 많은지를 설명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대북 전단과 달리 내용이 자극적이지 않고 밋밋하다고 한다.
우리 군과 대통령실은 "사실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13일 KBS1 일요진단에 출연해 "확인해 준다는 것 자체가 북한이 원하는 우리 내부 갈등을 야기할 것"이라며 "경험에 의하면 제일 좋은 최고의 정답은 무시"라고 밝혔다. 남한의 무인기 침투라고 북측이 주민들에게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체제 위협을 확대·강조해서 내부를 통제하는 데 이점이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북한이 내부단속용으로 무인기 논란을 확대재생산하고 있는데 거기에 끌려들어 가지 않기 위해 일부러 '전략적 모호성'을 택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것은) 결국 시인한다는 의미"라며 "드론까지 사용했다면 무기를 사용한 것"이라고 우리 군을 공격했다. 이는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한국 군부 자체가 이번 사건의 주범이거나 공범임을 스스로 자인한 것"이라고 비난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최근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에 북한의 서해 5도 점령 등 남침 시나리오를 담은 기고까지 실렸다. 기고문에서 로버트 매닝 연구원은 "1950년 한국전쟁 이후 한반도 전쟁 발발 가능성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한반도 위기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는데도 야당이라고 해서 딴 목소리를 내서야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