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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는 미국 민간위성서비스 '플래닛 랩스'가 최근 개성공단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토대로 경의선 철로와 건물이 철거된 것으로 추정했다. 위성사진에 따르면 개성공단 남측 출입구에서 약 200m(판문역 기준 약 400m) 떨어진 선로 옆에 있는 하얀색 건물은 지붕과 외벽이 해체된 모습이다. 건물 앞 선로 3개도 해체돼 흙바닥이 보일 정도다.
사진에 따르면 선로를 따라 개성 방면 서쪽으로 약 1.2㎞ 떨어진 또 다른 부속 건물도 형체를 감췄다. VOA는 "지난달 14일 촬영된 위성사진에선 온전한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며 "최근 1∼3주 사이에 철거 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정부는 북한 측 경의선·동해선 구간 철도와 도로, 역사 건설 등의 사업에 쓰일 돈을 지난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지원한 바 있다. 약 1억3290만달러 상당의 현물 차관이 북한에 들어갔다. 이번 해체 작업에 해당 자금이 투입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매체는 추정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적대적, 교전 중인 두 국가 관계'로 정의하며 남북관계를 단절 수준으로 내몰고 있다.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어 철로와 부속 건물까지 남북 교류의 흔적을 없애는 데 본격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지난 1월 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북남교류협력의 상징으로 존재하던 경의선의 우리측 구간을 회복 불가한 수준으로 물리적으로 완전히 끊어놔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지난 1월 경의선·동해선 도로에 지뢰를 매설하며 철거를 위한 물밑 작업을 시작했다. 지난 4월에는 도로 가로등을 철거했다. 6·7월에는 각각 동해선과 경의선 철로를 철거하는 모습도 포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