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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바이든·트럼프 막론 한미동맹 이상의 인·태 끌고가야… 손열 “韓 자주적 움직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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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훈 기자

승인 : 2024. 03. 19. 06:00

손열 동아시아연구원장
손열 동아시아연구원장이 13일 아시아투데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박성일 기자
"한·미 동맹을 공고히 유지하되, 발전동력이 무궁무진한 인도·태평양 지역에도 우리가 적극 투자를 해야 한다"

손열 동아시아연구원(EAI) 원장(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은 18일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에서 "한미동맹을 통해 삶의 안정되냐는 문제는 별개 개념이다. 일본·중국 등 주변국가도 완벽하게 해소시킬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는 11월 미 대선 향방에 한반도 미래도 파장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인태전략이 주목 받고 있다. 동아시아·국제정치 전문가 손 원장은 "한·미 동맹 골격은 유지하되 미래 성장 중심부인 아세안과 인도를 적극적으로 품어 외교 지평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손 원장이 발간한 '개념전쟁'은 이런 한국의 인태전략 조건을 나열했다. 19세기 후반부터 전략 공간 조성을 위해 '아시아-태평양'. '동아시아' 구도를 형성시켜 경쟁을 벌였는데, 책에서는 이런 갈등을 '개념전쟁'으로 표현했다. 한국의 인태전략은 미국을 넘어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 또 다른 동력을 얻을 수 있는 '윈-윈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손 원장의 주장이다.

다음은 손 원장의 일문일답

Q : 한·미 동맹이 전략 동맹으로 진화하는 데 국민은 긍정적 반응을 내비치고 있는데

A: "국민들이 양국 동맹을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 연구원에서 70주년(한미동맹)을 맞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81.8% 결과가 방증한다. 북한이나 중국으로부터 오는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현재로선 한미동맹밖에 없지 않나 싶다. 그런 의식들이 동맹에 대한 강한지지를 이끌었다고 본다."

Q : 미 대선 결과에 따라 '인도-태평양(인태) 전략'의 향배도 갈릴거라 생각하나

A:
"트럼프·바이든을 막론하고 인태전략은 미국 입장에서 유지할 수 밖에 없다. 중국 영향력 견제를 위해 해양세력을 규합(미국,일본,호주,인도, 인도네시아)하는 내용으로 트럼프 정권때 발현됐기 때문이다.

Q : 트럼프 2.0시대가 도래하면 상당한 방위비를 지불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도 분분한데

A : "
트럼프는 인태전략의 주요 부속품인 IPEF(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와 같은 다자틀이나 한미일 협력, 쿼드(QUAD·미국, 일본, 인도, 오스트레일리아 4개국 안보기구) 같은 소다자 협력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양자주의 거래중심적 접근(transactional approach) 형태로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제 안보 차원에서 추진한 반도체법이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에서 동맹국의 불만에 바이든 정부는 충분히 귀기울였지만, 트럼프 정부는 그렇게 친절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 따라서 인태 건축의 기본 설계도는 바이든 트럼프 차이가 없더라도, 구체적인 시공은 상당한 차이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손열 동아시아연구원장
손열 동아시아연구원장이 13일 아시아투데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박성일 기자
Q 구체적인 사례가 있을까

A:
"최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간 사례가 있다. 우리 입장에서 나토도 남의 일이 아니라고 본다. 과거 트럼프 방위비 관련해서 5배까지 이야기가 나왔는데, 당장 조기에 합의 한다 해도 트럼프가 개정하자고 하면, 문제가 지속될 수 있다. 환율변화에 따라 자국 외국 물가상승률의 차이가 같아야 한다는 PPP(구매력 평가)에 의거해서도 그렇고. 정권이 바뀌면 '철저하게 비즈니스 게임'으로 대치 될 수 밖에 없다."

Q 정부도 방위비 리스크 방지 차원에서 협상을 조기 에 착수한 것으로 보이는데

A :
"설령 방위비를 미측이 어느정도 양보했더라도, 분명 다른데서 보충할거다. 무역 불균형을 균형으로 맞추기 위해 미국 상품을 적극적으로 수입하는 방식 등이다. 또 현재 중국시장에 삼성 SK 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발주하지 말라는 요구를 한다던지, 다양한 방식의 딜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양자 대화 방식으로 압박할 가능성이 높고, 아무튼 골치아픈 게임을 해야만 한다."

Q 외교가에서도 우려하는 데

A :
"면밀하고 종합적으로 접근해야한다. 차기 정부가 트럼프 뿐 아니라 바이든이 되더라도 마찬가지다. 반도체 부품도 높은 수준 기술이 아닌데도 수출통제를 요구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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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4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리호보스 비치에서 찍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1월 6일 아이오와주 클린턴에서 찍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AFP·연합뉴스
Q 트럼프가 자국 중심주의를 외치는 바람에 외려 미국의 주도권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손 원장님이 내놓았는데 근거가 있을까

A :
"국제 리더십은 크게 두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하나는 국가 물리적인 능력·군사력이고, 다른 하나는 소프트파워 측면인 정당성이다. 국가가 행하는 행동이 정당한지, 적절한 행동인지 등의 측면에서 두 개가 결합할때 규범이 생긴다. 그러나, 현재 트럼프는 상당히 자국중심적이다. 물론, 모든 국가가 자국중심주의를 보이고 일정 규범의 측면과 정당성을 드러내는데, 트럼프는 그 부분이 전혀 없다. 결국 심리적으로 반발하고 나중에는 시진핑의 중국처럼 변모한다. 트럼프식 외교가 시진핑과 닮은 측면이 다소 존재한다."

Q : 일각에서 트럼프 당선을 북한과 중국이 반긴다 관측도 있는데 이것이 균열적인 측면때문으로 봐야 하는지

A :
"북한 입장에서 트럼프식 외교로 한·미관계나 한·미·일 관계에 균열이 생긴다면 환영할 일일 것이다. 그런 균열을 통해 북한이 미국에 일종의 딜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Q 향후 한국은 어떤 시각을 가져야하는지, 인태전략도 고수해야 하는지

A : "당장은 아니라도, 향후 한·미동맹 하나만으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첫째로, 미·중 리더쉽을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이 힘으로 밀어붙이는 외교를 펼치면서 우리에게 중국견제에 동참하라고 압박하면, 너무 리스크가 크다. 그렇다고 중국이 대안이 될 수 있느냐를 보면 그건 또 아니다. 중국은 민족주의 국가고, 강압적인 리더쉽을 드러내기 때문에 중국을 따라선 안된다. 결국, 향후 방향은 인도를 비롯한 동남아 국가에 있다고 본다. 향후 미래 성장 동력은 이쪽에 분포돼 있고, 10년 후 미·중 수준의 40%까지 치고 올라갈 것이다. 정부가 ODA(공적개발원조)에 신경쓰는 것도 이 같은 이유이고 앞으로도 관심을 기울이며 전략적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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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전쟁 표지 모습.손열 지음/제공=동아시아연구원(EAI)
◇ 손열 동아시아연구원 원장 프로필

△1961년 서울 출생 △서울대 사범대 학사 △미국 시카고대 정치학 석·박사 △일본 요코하마(橫濱) 국립대 방문연구원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연세대 국제대학원장 △현대일본학회장 △동아시아연구원(EAI) 원장 △제63대 한국국제정치학회장


박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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