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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단’ 알아크사 사원서 충돌땐 중동전쟁 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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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4. 03. 11. 09:48

이슬람교·유대교·기독교 공동성지
지난해도 유혈충돌로 수 백명 부상
RELIGION-RAMADAN/JERUSALEM-ALAQSA
팔레스타인 천문학자들이 이슬람교와 유대교의 성지인 알아크사 성전 앞에서 10일(현지시간) 금식성월인 라마단의 시작을 알리는 초승달을 관측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협상이 타결되지 않은 채 이슬람의 금식성월 라마단이 11일 이슬람권 국가들에서 시작되면서, 라마단이 자칫 중동전쟁 확전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무엇보다 이슬람의 3대 성지이자 유대교와 기독교의 성지이기도 한 동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을 둘러싸고 충돌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무슬림은 성스러운 라마단 기간에 분쟁을 피하고 자선행위에 집중하길 원한다. 하지만 이번 라마단에 이슬람교도들은 가자지구 전쟁으로 인해 격앙된 상태로 알아크사 사원에 모일 것이다.

이 때문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지난 5일 "만약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라마단 시작 전 휴전에 합의 못하면 아주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휴전은 타결되지 못했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알아크사 사원의 치안유지를 맡은 뒤 분쟁을 피하기 위해 규칙을 만들었다. 이슬람교도는 성지에서, 유대교도는 '통곡의 벽'에서만 기도하도록 했지만 이 규칙이 잘 지켜지지 않아 충돌로 이어지곤 했다. 특히 유대교의 유월절과 라마단이 겹친 지난 해 이스라엘 경찰이 사원에 난입해, 예배를 드리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마구 때리고 쫓아냈다. 이 사건에 분노한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로켓을 발사해 긴장이 고조됐다.

라마단은 이슬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10일(현지시간)밤 메카에서 초승달이 관측됐다고 공식 확인하면서 11일부터 시작됐다. 수니파 국가들보다 통상 하루 늦게 라마단을 시작하는 시아파 종주국 이란은 12일부터 라마단을 시작한다.

선지자 무함마드가 쿠란(이슬람 경전)을 계시 받은 이슬람력으로 9월에 해당한다. 29일 안팎인 이 기간엔 일출부터 일몰까지 음식, 물, 흡연뿐 아니라 껌 씹기까지 자제하며 금욕생활을 한다. 하루 5차례 기도를 하고 쿠란을 읽으며 자선에 몰두한다. 해가 지면 가족, 지인들과 모여 함께 저녁을 먹는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은 라마단을 선포하며 "팔레스타인의 우리 형제들이 공격을 당해 고통 받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잔인한 범죄를 멈추게 하고, 인도적 구호 통로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1200명을 사살하고 250명을 인질로 잡으면서 시작된 전쟁은 5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 등 3만 명이 사망했고, 230만 명이 식료품 공급이 끊겨 기아에 시달리고 있다.

AP통신은 이날 키프로스의 라르나카 항구에 정박해 있는 국제구호단체 '오픈암스(Open Arms)'의 선박 오픈암스 호가 가자지구에 식량과 물 등 생필품 200t을 전달하기 위해 출항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난민들에게 전달될 구호품이 바닷길을 통해 전달되는 건 처음이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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