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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암살 이어 총리는 행불?…총체적 난국 빠진 아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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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식 기자

승인 : 2024. 03. 06. 16:11

HAITI-VIOLENCE/
무정부 상태의 아이티를 사실상 통제하고 있는 갱단 연합체 G9의 우두머리인 '바비큐' 지미 셰리지에가 6일(현지시간) 수도 포르토프랭스 시내의 한 거리에서 기자들과 대화를 나눈 뒤 갱 단원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
갱단에 의해 사회가 통제될 정도로 무정부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가 국가 행정력 부재라는 악재까지 겹치며 전체 국민의 절반 가량이 극심한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5일(현지시간) 국제 구호단체 컨선월드와이드가 1100만명 안팎의 아이티 인구 중 약 500만명이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한 채 굶주리고 있다고 밝혔다.

콴리 클라드스트러프 컨선월드와이드 아이티 담당 국장은 이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아이티에서 인도주의적 활동을 펼치려면 가능한 한 이른 시간 안에 평화와 안전이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도 아이티 내 평화·안전 정착을 위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아이티 갱단의 폭력 사태로 최근 며칠간 1만5000여 명이 집을 떠나야 했다"며 급격히 악화하는 안보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한 조처를 호소했다.
유엔에 따르면 아이티를 돕기 위해 현재까지 모금된 인도주의적 기금은 1700만 달러(약 227억원)로, 목표액(6억7400만 달러)의 2.5%에 불과하다.


현재 아이티는 케냐가 중심이 된 국제 경찰력 투입을 앞두고 수도 포르토프랭스를 중심으로 갱단에 의한 폭력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는 갱단 연합체인 'G9'을 중심으로 공항 점거 시도와 경찰서 테러, 교도소 공격 및 수감자 탈옥 유도 등 각종 범죄가 자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치안 부재 상황을 수습해야 할 아리엘 앙리 총리는 치안 인력 파견 요청을 위해 케냐로 떠난 뒤 행방이 묘연하다. ABC뉴스 등 일부 미국 언론에서 앙리 총리가 뉴욕 또는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머물고 있다는 추측성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나, 모두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갱단에 의해 자행된 공항 총격 사건이 앙리 총리를 권좌에서 물러나게 하기 위한 경고일 것이라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와 눈길을 끌었다. 아이티의 최근 폭력 사태는 전직 경찰 출신으로 갱단 연합체 G9을 이끌고 있는 '바비큐' 지미 셰리지에의 공권력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에 비롯됐다.

셰리지에는 이날 '혁명' 당위성을 주장하는 메시지에서 "국민들은 지칠 대로 지쳤다. 우리의 총이 국민과 함께 나라를 해방할 것"이라며 "앙리 총리의 귀국을 막기 위해 정부 각료들을 겨냥하고 그의 퇴진을 강요하겠다"고 말했다.
주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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