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미국의 친구, 대규모 재정지원과 트럼프 칭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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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검찰은 이날 전 외국 정상에 대한 이례적인 재판에서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전 온두라스 대통령이 이중생활을 해왔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전 멕시코 마약 카르텔 두목인 호아킨 구스만 등 악명 높은 마약 밀매조직들조차도 물건의 운송을 보호해 달라고 에르난데스에게 줄을 섰다. 이들 조직은 에르난데스의 비호하에 마약을 대량으로 미국까지 운반했다.
에르난데스는 코카인 밀수 외에 기관총 등 무기를 소지한 혐의도 받고 있다. 에르난데스 측은 혐의를 모두 부인하며 그가 재임시절 카르텔 조직원들을 미국으로 추방하고 마약 밀거래를 방지하는 법에 서명해 살인 범죄율을 낮추는 데 공헌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에르난데스는 2~3주간 이어질 재판에서 힘든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전했다. 그와 함께 일을 벌였던 마약 밀매범들이 증언에 나서기로 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증인들이 왜 에르난데스의 지원이 필요했고, 마약을 미국으로 보내는 일련의 부패 행위가 어떻게 에르난데스의 권력을 유지하게 했는지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에르난데스 측은 이 증인들이 사형을 선고 받은 이들이라며 감형과 복수를 위해 증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에르난데스와 긴 시간 협력했던 미국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미국은 온두라스 이민자를 막기 위해 협력이 필요했고 2014년부터 2022년까지 대통령으로 재임한 에르난데스는 공화당과 민주당 정부 모두에 협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두라스는 에르난데스 재임 당시 미국으로부터 5000만 달러의 마약 퇴치 지원금과 군사·안보 지원금을 보조 받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9년 "에르난데스는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마약과의 전쟁 및 이민자 문제와 관련한 그의 공로를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에르난데스에 대한 혐의가 모두 인정될 경우 그는 최소 40년형에서 종신형까지 처해질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의 동생인 토니 에르난데스 전 의원은 2019년 마약 밀매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 받은 바 있다. 에르난데스와 함께 기소된 사촌 마우리시오와 후안 카를로스 보니야 전 온두라스 경찰청장은 앞서 유죄를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