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좌파 정당 주도로 전국 곳곳서 시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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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8개월간 해당 이민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의회를 통과한 개정안은 마크롱 대통령을 지지하는 중도파와 좌파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
특히 극우파가 한층 엄격해진 개정안에 더 까다로운 조건을 추가하는 조건으로 찬성표를 약속해 마크롱 대통령 지지자들은 더 큰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극우파 출신인 마린 르 펜을 저지하기 위해 중도파인 마크롱 대통령에 투표한 국민이 많기 때문이다.
이민법 개정안 논의 중 가장 첨예하게 맞선 사안 중 하나는 외국인 주거 혜택이다. 앞으론 외국인이 프랑스에 최소 5년 거주해야만 주거 혜택을 신청할 수 있다. 만약 프랑스에서 일하는 외국인이라면 그 기간이 3개월로 단축된다.
주거 관련 혜택을 대폭 강화하는 것은 관련 예산 때문이다. 2022년 말 기준, EU(유럽연합) 외 지역 출신 외국인이 프랑스 주거 혜택의 15% 상당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수혜자의 수는 약 86만명이며 혜택의 규모는 24억 유로(한화 3조4238억원) 상당이었다.
이 외에 개정안 내용엔 △외국인 유학생에 보증금을 내도록 하는 것 △이민자 쿼터제' '범죄를 저지른 이중국적자의 프랑스 국적을 박탈하는 과정을 쉽게 만드는 것 △프랑스에서 태어난 외국인의 자녀는 자동으로 국적이 취득되는 게 아니라 만 16~18세에 따로 프랑스 국적을 신청할 것 등이 포함됐다.
이번 개정안 통과로 마크롱 대통령 지지자조차 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다. 일명 '마크로니스트' 중 하나로 마크롱의 지지자로 잘 알려진 오헬리앙 루소 보건부 장관은 반이민 정서를 담은 이민법이 통과되자 약속한 대로 장관직에서 사퇴했다.
이번 개정안이 위헌이라는 논란에 마크롱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출연한 프랑스5에서 개정안을 헌법위원회에 넘겨 위헌 여부가 있는지 확인해 보겠다고 약속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개정안의 일부 내용이 위헌이라는 지적은 단순한 비난이 아니다"며 논란을 일부 인정했다.
하지만 이민법 개정안에 불만을 품은 시민들은 이 같은 마크롱 대통령의 회유성 언급에도 불구하고 추운 날씨에도 거리 시위에 나서며 목소리를 높였다. 프랑스블루의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렌·브장송·아비뇽·셰부르 등지에서 좌파 정당, 관련 노조 및 사회단체 주도로 거리 시위가 열렸다. 렌에서 열린 시위엔 약 2500명(경찰 추산 1800명)이 참가해 개정안 철회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