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관의 총선 등판설은 꾸준히 제기되기는 했지만 지난 17일 대구 방문이 불을 댕겼다. 한 장관은 총선 출마 뜻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의견은 많을 수 있다"면서 "총선은 국민 삶에 중요한 것인 건 분명하다"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던졌다. 시민들의 사진 촬영요구에 응하느라 미리 예약해 둔 저녁 7시 표를 취소하고 세 시간이나 늦게 열차에 오르기도 했다. 누가 봐도 국무위원을 뛰어넘어 스타 정치인 행보로 읽힌다.
이번 주 법무정책 현장방문 일정으로 대전과 울산을 잇달아 방문하는 것도 출마 행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 장관은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저는 저의 중요한 일이 많이 있다. 중요한 일을 열심히 하겠다"며 에둘러 표현했지만 정치의 길을 굳이 부정하지는 않았다. 시류에 민감하기로 유명한 증권시장에서는 이날 소위 '한동훈 관련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여권에서는 총선 선대위원장, 당 비대위원장 등 굵직한 역할론이 벌써부터 나돈다. 정치 1번지인 종로나 접전지인 용산, 마포 등 출마지역도 거론되고 있다.
최근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한 장관은 13%를 얻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21%)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7~9일 전국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다. 이 조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은 각각 4%, 김동연 경기도지사,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이낙연 전 대표는 각각 2%를 얻는 데 그쳤다. 정치권의 부름에 한동훈 장관이 응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여기에 응할 경우 정치권에 변화의 새바람을 일으켜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