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16 판매 시사 등에 입장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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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대통령실은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이 스웨덴 나토 가입 의정서에 서명하고, 비준을 위해 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스웨덴이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립외교를 버리고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 신청서를 제출한 지 17개월 만이다.
이날 제출된 의정서는 튀르키예 의회 외교위원회 검토를 거쳐 총회에서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다만 최종 비준 투표가 언제 열릴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스웨덴과 나토는 이번 결정을 일제히 반겼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옛 트위터)'를 통해 "에르도안 대통령이 비준안을 의회에 제출했다는 소식을 환영한다"면서 "이제 의회의 결정이 남았으며 우리는 나토의 일원이 되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이 신속히 진행되길 바란다면서 "스웨덴의 합류로 나토는 더 강해지고, 안전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께 나토 가입을 신청한 핀란드는 지난 4월 기존 30개 나토 회원국의 동의를 얻어 31번째 회원국이 됐지만, 스웨덴은 튀르키예와 헝가리의 어깃장에 가입이 지연되고 있었다.
튀르키예는 스웨덴이 자국이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쿠르드노동자당(PKK) 등 반(反)튀르키예 무장단체에 온화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최근에는 스웨덴에서 반이슬람 시위대가 이슬람 경전인 쿠란을 불태우는 항의시위를 벌여 튀르키예와 스웨덴의 사이가 더욱 경색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튀르키예에 대해 신형 F-16 전투기 40대와 기존 전투기 정비 키트 판매를 허가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하면서, 에르도안 대통령도 가입 반대 입장을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AP는 전했다. 또 스웨덴은 PKK 등 튀르키예가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무장단체를 지원하지 않고, 튀르키예의 EU(유럽연합) 가입을 지지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튀르키예의 비준 가능성이 커지면서 또 다른 미비준국인 헝가리에 시선이 모이게 됐다. 나토는 일단 튀르키예가 움직이면 헝가리도 자연스레 같은 수순을 밟을 것으로 기대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지난달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승인하는 비준안 처리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해 불확실성은 남아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