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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통령 “사우디-이스라엘 관계 정상화 성공 못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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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3. 09. 25. 16:12

라이시 "팔레스타인에 대한 배신"
IRAN-MILITARY/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진행된 열병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이런 노력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미국의 중재 속에 이스라엘이 이슬람 국가들과 관계 회복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이 같이 밝혔다. 라이시 대통령은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수립하는 것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배신이라며 이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앞서 라이시 대통령은 지난 20일 유엔총회 기자회견에서 "이 지역의 어느 국가든 시온주의(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 국가를 건설하려는 민족운동) 정권과 관계를 맺으려는 것은 팔레스타인을 등 뒤에서 찌르는 것"이라고 비난했다고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이 전했다. 그는 또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 안보를 가져다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슬람 시피아 종주국인 이란 역시 최근 중국의 중재 노력 속에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와 외교 관계를 복원했지만, 팔레스타인 문제가 선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우디가 극우 성향의 이스라엘 현 정부와 관계 정상화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감을 표출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그간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며 독립을 지지했지만, 현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팔레스타인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이슬람 성지 메카가 사우디에 있는 만큼 사우디와의 관계 정상화는 이스라엘에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20일 미국 뉴욕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우리는 이스라엘과 사우디 간의 역사적인 평화를 구축할 수 있다"며 "이 평화는 오래 유지되면서 이슬람권과 유대 국가의 화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진정한 평화를 진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스라엘 언론이 전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2020년부터 미국의 중재로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과 수교를 맺는 데 성공한 바 있다.

다만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수교 조건으로 역내 경쟁국인 이란의 핵무기 등에 대응할 수 있는 미국의 안보 보장 등을 내걸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빈 살만 왕세자는 앞선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핵무기를 가지면 사우디도 똑같이 이를 보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만드는 것은 2015년 체결된 이란 핵합의를 유럽이 파기한 데 대한 대응으로 이란은 핵폭탄을 보유할 계획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취하려는 조치는 핵무기 또는 군사적 차원에 도달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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