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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대통령궁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마두로의 브라질 방문은 2015년 이후 8년 만이다. 베네수엘라와 브라질의 외교 관계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의 재임 시절 마두로 정권에 대한 불인정 문제로 단절됐었다. 마두로는 지난 2018년 대통령에 당선됐으나 야권은 부정선거를 이유로 이에 불복한 뒤 후안 과이도 당시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에 추대했는데, 미국 등이 과이도를 지지했고 브라질은 이에 보조를 맞춘 바 있다.
지난 1월 취임 후 베네수엘라와의 외교관계를 복원한 룰라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남미 좌파 정권의 수장답게 미국을 맹렬히 비난하며 마두로를 환영했다. 룰라는 900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진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극도로 과장돼 있고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룰라는 또 미국이 마두로가 자유선거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그를 베네수엘라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 데 대해 "매우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30일 개막하는 남미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브라질을 방문한 마두로는 "우리에 대한 제재 해제를 미국에 요구하기 위해 남미 정상들에게 공동 대응하자고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두로는 미국 및 유럽연합(EU) 중심의 질서에서 벗어난 지역협의체 강화를 논의하는 이번 정상회의를 미국 비판의 장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BBC는 다만 이런 노력들이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정책에 변화를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전하기도 했다.
마두로는 또 이날 룰라에게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가입 희망을 전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에 대해 룰라 대통령은 "그 제안에 찬성하고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1월 콜롬비아와 7년 만에 국경 교량을 개방하는 등 남미에 분 좌파 바람을 타고 국제무대에 서서히 복귀하고 있다. 현재 남미 지역 정상들의 정치적 성향은 우루과이와 파라과이 정도를 제외하고 대부분 좌파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