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우크라이나는 희생자, 러 변호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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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브라질을 찾은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공식 연설을 통해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에 대한 침해를 반대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룰라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 중이던 지난 15일 "미국과 유럽은 전쟁 부추기기를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부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만큼 전쟁에 책임이 있다"고 했던 룰라는 이번 방중 때도 "우크라이나도 전쟁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주장과 관련해 룰라는 "전쟁을 하는 것이 전쟁에서 벗어나는 것보다 더 쉬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미국은 매우 불편한 심기를 내보였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룰라 대통령의 발언에 "충격을 받았다"며 "그것은 미국과 EU(유럽연합)가 평화에 관심이 없다거나 우리가 전쟁에 책임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이는 중립적이지도 않고 사실도 아니다"라며 "명백히 잘못된 발언"이라고 강조했다. 존 커비 NSC(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전날 "브라질은 러시아와 중국의 선전 내용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U의 피터 스타노 집행위원회 대변인도 "진실은 우크라이나가 유엔 헌장을 위반한 불법 침략의 희생자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사자인 우크라이나의 올레그 니콜렌코 외무부 대변인도 룰라 대통령이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간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룰라 대통령은 전날만 해도 브라질을 찾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접견하며 친러 행보를 이어갔지만 지난 2월 정상회담을 했던 미국의 반응이 심상치 않자 이날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마우루 비에이라 브라질 외무장관은 "브라질은 다만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를 위해 협력할 의향을 밝힌 것일 뿐"이라며 라브로프 장관 접견은 "하나의 예의"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