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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내달 4일로 임기가 끝나는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역시 1년 추가 연임이 진행중이다. 2018년 4월 취임한 정 사장은 지난해 이미 3년의 임기를 마치고 연임에 성공해 한수원을 4년 간 이끌었다. 특히 그는 문 정부 들어 탈(脫)원전 정책에 앞장섰던 인물로 꼽히는데, 현재 탈원전 정책의 상징인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에 연루돼 지난해 6월 배임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됐고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물론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청와대에서 직접 “임기 동안 인사권 행사는 정당한 권리”라고 밝힌 입장이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다. 각 기관마다 임기가 끝나 공석이 된 자리를 그대로 비워두는 것이야말로 직무유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부터 ‘탈원전 백지화’를 외쳐왔던 점을 고려하면 정 사장의 추가 연임을 추진하는 것은 물음표가 따라 붙는다. 정 사장은 탈원전 정책 추진 과정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이라는 회사 이름에서 ‘원자력’을 빼려고 검토하기도 했던 탓에 차기 정부와 합을 맞춰갈 수 있는 인물이 맞냐는 의문이다. 현 정권에서 임기 말 급하게 알박기 인사를 단행하려고 한다는 지적에 불을 지피는 꼴이다.
이미 한수원은 정 사장의 1년 연임 안을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처리한 상태다. 나머지 절차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재가하는 단계 정도가 남았다. 산업부도 이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아직 정 사장의 추가 연임안을 청와대에 제청하진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으면서까지 탈원전 정책에 충실했던 정 사장 스스로 거취를 결정함으로써 직접 ‘결자해지’에 나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