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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가디언에 따르면 멕시코 중서부 미초아칸주 검찰은 인터넷 매체 ‘모니토르 미초아칸’의 아르만도 리나레스 국장이 전날 자택 근처에서 최소 8발의 총격을 입고 사망했다고 밝혔다.
앞서 같은 매체의 기자 로베르토 톨레도가 살해된 지 6주 만이다. 지난 1월 리나레스 국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톨레도의 사망 소식을 알렸다. 당시 리나레스 국장은 여러 건의 살해 위협을 받고 있으며 언론인 보호 프로그램에 등록했다고 언론을 통해 밝혔다. 협박의 배후가 누구냐는 질문에 그는 “그들은 무장단체인 척 하기도 하고, 갱단인 척 하기도 한다”면서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현재까지 범행 주체와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미초아칸주는 범죄 조직들이 활개를 치며 멕시코 내에서도 강력범죄가 많은 지역으로, 마약 밀매와 불법 벌목, 아보카도 농장 착취 등이 이뤄지고 있다. ‘모니토르 미초아칸’은 불법 벌목과 지방정부의 부패에 대한 기사를 자주 다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리나레스 국장의 사망으로 올해 들어 멕시코에서 피살된 언론인의 수는 8명으로 늘었다. 지난 한 해 동안 피살된 언론인이 9명인 것을 고려하면 피해건수가 급증한 것이다. 미초아칸주의 한 언론단체는 멕시코 정부가 언론인들의 피살 문제에 대해 무관심하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멕시코와 미초아칸에서 언론인 피살사건이 증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리는 분노와 혐오, 무력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국경없는기자회 등에 따르면 2000년 이후에만 150명에 가까운 멕시코 언론인들이 살해됐다. 하지만 살해범이 검거돼도 유죄판결로 이어지는 비율이 낮고, 언론인에 대한 정부의 보호 프로그램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이에 국제사회도 우려를 표하며 언론인에 대한 보호 강화를 촉구했다. 지난달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올해 살해된 멕시코 언론인의 수와 이들에게 가해지는 위협이 우려스럽다며 “멕시코 언론인들을 위한 더 많은 책임과 보호 요구에 동참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유럽의회도 결의문을 통해 “인권운동가와 언론인들이 보복을 두려워하지 않고 활동하기 위한 멕시코 정부의 노력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미국과 유럽의회의 입장 표명에 분노했다. 그는 블링컨 장관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며 간섭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또 유럽의회의 결의문에 대해 유럽인들이 ‘식민주의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멕시코 정부에 반대하는 부패한 단체의 반동 전략에 (의원들이) 양 떼처럼 동참했다는 점이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자신을 비판한 기자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거나 ‘부패한 용병’으로 지칭하는 등 언론인에 대한 폭력을 조장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