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서방 vs 러중 신냉전 시대 개막했나...“두 핵 강대국 대립...역사, 반복”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biz.asiatoday.co.kr/kn/view.php?key=20220314010007389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2. 03. 14. 12:57

러, 우크라 침략과 서방의 우크라 지원과 러 경제제재
냉전 종식 상징 맥도날드, 러 철수
푸틴 "철수 서방 기업 러 사업체 경영권 박탈"
"제2 쿠바 미사일 위기", "양립 불가능 두 체제, 거대한 투쟁"
미독 정상회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월 7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 한 공동기자회견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답변을 듣고 있다./사진=워싱턴 D.C. UPI=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과 이에 대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의 우크라이나 지원과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신냉전 시대의 개막을 보여준다.

특히 러시아가 중국에 대해 군사 장비와 경제 지원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13일(현지시간) 나왔고, 이에 미국이 중국이 러시아의 제재 회피를 지원할 경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한 것은 서방과 중·러 간 신냉전 시대의 개막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일어나 최대 규모 전쟁을 벌인 러시아에 대해 유례없이 단결된 행보를 보이면서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에 나서고 있는 것도 냉전시대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Russia Economy
러시아 모스크바 푸시킨 광장의 맥도날드 러시아 1호점의 13일(현지시간) 모습./사진=AP=연합뉴스
◇ 러, 우크라 침략과 서방의 우크라 지원과 러 경제제재...냉전 종식 상징, 맥도날드, 러 사업 잠정 중단...신냉전 시대 개막
러시아의 침공 이후 맥도날드·코카콜라·KFC·스타벅스·애플·폭스바겐(폴크스바겐)·이케아·마이크로소프트(MS)·IBM·셸·포르셰·도요타 등 서방 59개 기업이 러시아에서의 영업 중단 또는 철수를 결정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 업체들의 러시아 사업체 경영권을 박탈하려는 것도 신냉전의 또 다른 국면이다.

AP통신은 러시아와의 경쟁 관계·대리 전장·핵 벼랑 끝 전술 등 우크라이나 침공이 미국인들에게 냉전 심리의 메아리를 빠르게 되돌려 놓았다며 술집에서 러시아 보드카가 추방됐고, 소련의 종말을 상징했던 맥도날드가 러시아 매장을 폐쇄했다고 전했다.

맥도날드는 구소련 붕괴 직전이던 1990년 1월 모스크바 시내 중심의 푸시킨 광장에 처음으로 매장을 열었고, 지난 8일 1호 매장을 포함해 러시아 내 맥도널드 매장 847곳을 잠정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푸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월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 푸틴 “철수 서방 기업 러 사업체 경영권 박탈”...러 검찰, 철수 서방 기업 경영진 체포·자산 압수 경고

이에 러시아 검찰은 지난주 맥도날드·코카콜라, 피자헛·KFC·타코벨 등 브랜드를 보유한 미국의 외식 업체 얌 브랜즈, 프록터앤갬블(P&G)·IBM 등에 대해 전화·서한·방문을 통해 러시아 정부를 비판하는 경영진들을 체포하고, 상표 등 철수 기업의 자산을 압수하겠다고 경고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지난 10일 푸틴 대통령의 경고를 실행에 옮기려는 것이다.

AP는 “냉전은 푸틴의 세계관에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우크라이나 위기와 본질적으로 연결돼 있다”며 구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 출신인 푸틴 대통령이 여러 차례 소련의 붕괴를 20세기 가장 큰 지정학적 재앙이라고 개탄한 사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AP는 두 핵 강대국이 대립하는 위기에서 역사는 다른 방식으로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Pictures of the Week-Global-Photo Gallery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월 4일 중국 베이징(北京) 동계올림픽 개막에 앞서 베이징 영빈관 댜오위타이(釣魚台)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 AP “두 핵 강대국 대립...역사, 반복”...“제2 쿠바 미사일 위기”, “양립 불가능 두 체제, 거대한 투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일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비판하면서 “우리는 민주주의를 구할 것”이라며 이번 전쟁이 이념전이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미국 싱크탱크 윌슨센터의 ‘냉전 국제사’ 프로젝트 책임자인 제임스 허쉬버그 조지타운대 교수는 “여러 면에서 제2의 쿠바 미사일 위기에 처해 있다”며 “푸틴이 너무 비이성적으로 행동해 니키타 흐루쇼프(소련 공산당 서기장)가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행위자처럼 보이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퓰리처상 수상자인 프레드릭 로게발 하버드대 교수는 “양립할 수 없는 두 체제 사이에서 일어나는 국력의 모든 측면을 포함하면서도 전면적인 군사적 충돌은 아닌 거대한 투쟁을 의미한다면 이것이 냉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침공 위기가 고조되던 지난달 18일 독일 뮌헨안보회의 개막연설에서 “‘우리가 신냉전 시대에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며 “내 대답은 지금 글로벌 안보 위협이 그 당시보다 더 복잡하고, 아마도 더 높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를 부른 흐루쇼프 전 서기장의 증손녀인 니나 크루시체바 미국 뉴스쿨대 교수는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인식은 냉전시대 그대로이고, 미국민 마음의 최전선에는 항상 적이 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미국에게 야외 훈련일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돌아와 끔찍한 러시아 곰에 맞서 유럽 한복판의 백인 국가를 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신냉전 시대 규정에 이견...“공산주의 이념 전쟁 아냐”...“제2차 냉전 규정 어려워”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신냉전 시대의 시작이라고 규정하는 데 대한 이견도 있다.

허쉬버그 교수는 푸틴 대통령의 침략이 소련 시대 공산주의처럼 이념에 의한 것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로게발 교수는 “우리가 자본화된 냉전에 관해 말하고 있다면 이것을 제2차 냉전이라고 부를 수는 없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