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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향해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며 “제대로 파악하고, 간섭하는 것처럼 행동하지 말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또 “멕시코는 미국의 식민지나 보호국이 아니고 자유롭고 독립적인 주권 국가”라고 강조했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전날 트위터에 “올해 살해된 멕시코 언론인들의 수, 그리고 언론인들에게 가해지는 계속되는 위협이 우려스럽다”며 “멕시코 언론인들을 위한 더 많은 책임과 보호를 요구하는 것에 나도 동참한다”고 밝혔다. 멕시코 주재 미국 대사관도 트위터에 “멕시코 기자들이 처한 상황에 경악한다”고 말했다. 유엔 등은 멕시코 정부에 언론인 보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멕시코에서는 지난달 여성 언론인이 총에 맞아 숨지는 등 올해 들어서만 최소 5명의 언론인이 살해됐다. 지난 22일에는 방송인 미셸 페레즈 타데오가 숨진 채 발견됐는데 피살로 확인될 경우 올해 6번째 언론 관계자 살인사건이 된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멕시코에서는 카르텔 범죄나 고위층의 비리 등을 파헤치던 언론인이 살해되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물론 기자들이 살해되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면서도 “모든 사건마다 조치에 나서고 있다. 불처벌이 만연하지도 않고 국가 차원의 범죄도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미국 대사의 간섭도 우리를 매우 아프게 하는 문제”라며 “멕시코 보수 단체들과 미국 정부 사이에 많은 유착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기자들의 피살 소식이 잇따르는 와중에도 특정 언론사나 기자를 공개적으로 비난해 언론단체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북부 도시 티후아나의 언론인들은 지난주 언론인에 대한 폭력을 멈출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