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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브라질 소방당국은 전날 페트로폴리스시를 강타한 집중호우로 산사태와 홍수가 발생한 데 따른 사망자가 9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가옥들이 흙더미에 묻히면서 400명 이상이 거주지를 잃었고, 이 과정에서 매몰된 이들이 많을 것이라며 사망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산간지대에 위치하며 유명 관광지로 알려진 페트로폴리스시에는 전날 6시간 동안 260mm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졌다. 이는 평소 2월 전체 강우량보다 많은 수준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산사태로 인해 가옥과 차량이 떠내려가고 거센 물살이 거리를 휩쓰는 영상이 게재되며 상황의 심각성이 전해졌다.
마을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에머슨 토레(39)는 AP에 동네 주민들이 물살을 피해 가게 안으로 피신했지만 쏟아지는 빗물로 지붕이 무너져 내렸으며, 일부 주민이 미처 빠져 나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사태를 이전에 본 적이 없다”며 “모든 이웃들이 사랑하는 이들을 적어도 한 명은 잃었다”고 전했다.
시 당국은 재난지역을 선포하고 연방·주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으며 사흘간 애도기간을 갖기로 했다. 피해현장을 찾은 클라우디오 카스트로 리우데자네이루 주지사는 “이런 폭우는 1932년 이후 처음”이라며 초토화된 마을이 마치 전쟁터 같았다고 표현했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도 피해 지역에 대한 긴급지원을 지시했고, 귀국하는 대로 현장을 직접 방문할 예정이다.
브라질에서는 북동부에서 시작된 폭우가 남동부 지역까지 이동하며 지난해 말부터 각 지역에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고지에 위치한 계획도시 페트로폴리스시는 토지가 주택 건축에 적합하지 않고 생활 배수 시설이 미흡해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또 최근 삼림 벌채가 무분별하게 진행된데다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했다는 점도 폭우에 취약한 원인으로 꼽힌다.
페트로폴리스시는 지난 2011년에도 집중호우로 약 1000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시 당국은 폭우와 산사태 위협을 줄이기 위해 대응책도 마련했지만 계획 진행에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고 AP는 지적했다. 아울러 리우데자네이루주와 인접한 에스피리투 산투 주와 미나스 제라이스주 등에서도 폭우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가 보고됐다.
이처럼 브라질의 북동부와 남동부 지역은 폭우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반면, 남부와 중서부 지역은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브라질 농업 관계자는 폭우와 가뭄 등 이상기후 현상이 이어지면서 올해 브라질의 농산물 생산량이 감소하거나 증가폭이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