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대통령, 망명길...제2 사이공 사태
블링컨 미 국무 "제2 사이공 사태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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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타지키스탄을 향해 아프간을 떠났다고 로이터통신이 아프간 내무부 고위관리를 인용해 전했다.
탈레반은 2001년 미국과 동맹국의 ‘테러와의 전쟁’을 통해 정권을 잃은 지 20년 만에 아프간을 재점령하게 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중순 아프간주둔 미군의 철수 방침을 밝힌 후 4개월 만에, 5월부터 미군과 동맹군이 단계적 철수를 시작한 후 3개월 만에 탈레반이 아프간을 수중에 넣은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아프간주재 미국대사관 직원과 자국민 철수를 위해 미군 투입 계획을 밝히면서도 이번 대탈출이 제2의 사이공 사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날 ABC방송 ‘디스위크’ 인터뷰에서 아프간을 명백하게 베트남 사이공이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 조야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철군 결정이 미국이 경솔하게 포기한 또 다른 전쟁, 1975년 사이공 함락과 비슷한 망령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미국과 북베트남이 1973년 1월 27일 프랑스 파리에서 ‘베트남전쟁 종결과 평화회복’ 협정에 서명한 후 미군은 남베트남에서 전면철수, 1975년 4월 30일 남베트남 수도인 사이공이 함락됐고, 이후 보트피플이 급증했다.
블링컨 장관은 아프간주둔을 통해 그간 미국에 대한 공격을 막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며 더는 아프간에 남는 것은 미국에 이득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발표한 아프간 정세 관련 성명에서 “아프간 정부군이 자신의 나라를 지킬 수 없거나, 지키려고 하지 않는다면 미군이 1년 또는 5년을 더 주둔해도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다른 나라의 내전에 미군의 끝없는 주둔은 나에게는 용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